“조금은 가벼워졌어요.”
프로야구 두산이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서 8-3 승리를 거뒀다. 또 한 번의 위닝시리즈를 적립하는 데 성공했다. 시즌 40승(2무39패)째를 올리며 5위 자리를 견고하게 다졌다. 6위 한화(38승2무38패)와의 거리는 여전히 0.5경기 차다. 반면, 롯데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5시리즈 만에 루징시리즈로 고개를 숙였다. 순위는 8위. 시즌 성적 34승2무43패로, 승패마진 –7이다.
이날 두 팀은 경기 전부터 변수를 마주했다. 궂은 날씨다. 언뜻 보기에도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껴 있었다. 오후 4시를 전후로 오락가락 내리던 빗줄기가 경기 시작 직전 갑작스럽게 굵어졌다. 일찌감치 방수포를 덮어놓은 상황. 그럼에도 워낙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졌기에 워닝트랙 등을 비롯한 곳곳에 물이 고였다. 금방 비가 그쳤음에도 그라운드 정비에 시간이 꽤 걸린 까닭이다. 예정 시간인 오후 6시30분서 1시간20분이 지난 오후 7시50분에 시작됐다.
평소보다 늦어진 경기 개시에도 두 팀 모두 흔들림은 없었다. 경기 초반 양상은 투수전이었다. 선발투수 곽빈(두산)과 나균안(롯데)이 한 치 양보 없는 피칭을 펼쳤다. 4회까지 0-0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곽빈은 최고 158㎞에 달하는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투구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이었다. 반면, 나균안은 다채로운 변화구와 예리한 제구를 앞세웠다. 특히 커터와 스플리트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타자를 요리했다.
촘촘한 경기일수록, 선취점이 중요할 터. 내야수 강승호(두산)가 해결사로 나섰다. 5회 말이었다. 1사 2루 찬스에서 나균안의 3구를 공략했다. 142㎞짜리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4호. 지난달 2일 잠실 한화전 이후 꼭 한 달 만에 그리는 아치였다. 마침내 0-0 균형을 깨는 순간이기도 했다. 득점의 물꼬를 튼 두산은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6회까지 6득점을 신고하며 순식간에 주도권을 잡았다.
사실 바로 전 타석서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3회 말이었다. 무사 1루서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본인의 타구에 맞아 아웃됐다. 강승호는 “번트를 실패한 것도 실패한 거지만, 내 몸에 맞아 아웃되지 않았나. 올해 여러 가지로 잘 안 풀리는 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솔직히 답했다. 다음 타석서 곧바로 홈런으로 반전을 꾀하며 털어냈다. 그리고 더 달렸다.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더해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5월29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 기록하는 멀티히트였다.
두산이 기대했던 모습일 듯하다. 강승호는 콘택트 능력에 일발 장타까지 갖춘 자원이다. 2024시즌 타율 0.280에 18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올해는 다소 헤맸다. 이날 전까지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렀다(0.208). 출루율(0.266), 장타율(0.296)도 모두 2할대였다. 강승호는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낯설지 않다. 원래도 업-다운이 심한 타입”이라고 끄덕였다. 이어 “물론 낯설지 않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활약이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강승호는 믿어보려 한다. “홈런, 안타로 인해 기분이 달라질 것이고, 타격감도 덩달아 올라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언제나 자신의 편인 아내가 있기에 다시 한 번 힘을 낸다. “야구가 안 될 땐 나 스스로도 못 믿는다. 의심하지 않고 100% 믿어준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라면서 “새 외인 타자가 올 텐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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