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100년을 바라볼 수 없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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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을 향한 일본 축구의 50년 대계, 그날그날을 버틴 한국 축구와의 격차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일본은 로드맵을 따라 질주했고, 한국은 길을 잃었다. 장기적인 안목 부족,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다.

 

한국 축구의 색깔이 사라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손흥민(LAFC)과 이강인(PSG) 같은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는 ‘해줘 축구’가 반복되고 있다. 체계적인 육성보다는 월드컵,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 성적에만 급급했다. 여기에 성적이 부진하면 여론에 떠밀려 감독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해 왔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참사를 겪은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저한 로드맵과 장기 비전으로 축구 발전을 꾀하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북중미 월드컵까지 3회 연속 16강에 오르며 아시아 최강국의 면모를 자랑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강 브라질 등과 대등한 경쟁에 오른 경기력에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일본의 J리그는 1993년 출범했다. 한국의 K리그보다 10년이나 늦었다. 하지만 미래를 보는 혜안은 빨랐다. 1996년 ‘J리그 백년구상’을 발표하며 축구 발전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당시 10개 클럽에서 시작한 J리그는 현재 1~3부 리그 도합 60개 클럽이 있는 거대 리그로 성장했다. 선수들의 유럽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한국체육과학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한국과 일본 축구선수 해외 프로리그 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 선수는 137명으로 한국(35명)의 약 4배에 달한다.

 

일본축구협회(JFA) 역시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었다. 2005년 ‘JFA 2005 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대표팀이 월드컵 ‘톱 10’에 진입하고 2050년에는 일본에서 월드컵을 개최해 우승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구호만 거창하지 않다. 연령대 유소년 육성부터 지도자 교육, 축구 문화 조성, 일본식 축구 전술 완성, 맞춤형 체력 프로그램 등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로드맵을 설계했다. 

 

사령탑도 쉽게 교체하지 않았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을 이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8년 동안 지휘봉을 잡고 있다. 자신의 축구 철학과 전술을 대표팀에 확고하게 녹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월드컵을 마친 뒤에도 유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한국은 장기 비전을 세워놓고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2013년 창립 80주년을 맞아 ‘비전 해트트릭(Vision Hat-Trick) 2033’을 발표했다. 월드컵 우승 도전 가능한 수준의 경쟁력 확보, 2033년까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등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3년까지 중장기 발전 계획이었다. 그런데 2024년 6월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담은 기술 철학, 연령별 대표팀 운영 계획, 게임 모델 등을 다룬 MIK(Made In Korea)를 또 발표했다. 내용은 크게 다를 바 없다. 무엇을 이뤄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시 뼈대를 세워야 한다. 체계적이고 세심한 계획이 있어야만 한국 축구의 재기도 모색할 수 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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