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과 지역방송 경영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 밀착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케이블TV 지역채널의 역할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가 국회에서 열렸다. 전문가들은 지역채널의 공공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안정적인 재원 마련과 법적 지위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0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는 ‘5극 3특 시대, 지역채널의 역할과 케이블TV의 미래’ 세미나가 열렸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을)이 주최하고 한국방송학회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의 경영 악화로 생활정보와 지역 뉴스 공백이 커지는 상황에서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지역채널의 역할을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의원은 개회사에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시대를 맞아 지역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주민을 연결하는 지역 미디어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케이블TV 지역채널은 생활밀착성, 자치공론성, 문화생동성, 주민참여성, 경제촉진성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해 왔다”며 “기초의회와 지방행정을 감시하고, 선거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태풍·호우 등 재난 상황에서는 신속한 지역 안전 정보를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에서는 케이블TV 지역채널의 지역성 구현 성과와 정책 개선 방향이 제시됐다. 김연식 경북대 교수와 황경호 경남대 교수는 지역채널이 광역 방송사가 다루기 어려운 시·군·구 단위의 하이퍼로컬 정보를 제공하며 지역 뉴스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경한 전북대 교수는 지역채널을 단순한 사업자가 아닌 ‘지역 공공미디어 서비스’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지역 커뮤니케이션 진흥기금 신설과 함께 향후 제정이 추진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에 지역채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지역채널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종하 한라대 교수는 “AI 시대 지역채널의 미래는 채널이 아닌 유통에 있다”며 정책 목표를 지역 콘텐츠 유통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차수 경남대 교수는 지역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하이퍼로컬미디어지수(HMI) 도입과 프로그램 기여도에 따른 공정한 기금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재균 서경방송 이사는 “지난 30년간 묵묵히 공익적 역할을 담당해 온 SO 지역방송의 존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가 기반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더불어 요금·광고 완화 등 과감한 시장 규제 혁신이 절실하다”고 시장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지역채널의 공적 역할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이어갈 것인지는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며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공공미디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과 정책 방향을 차분히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제시된 학계와 현장 의견을 토대로 김 의원은 지역방송의 저널리즘 기능 강화와 자생력 회복을 위한 입법·제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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