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꿔야만 한국 축구의 개혁이 이뤄진다.’
한국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을 딛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이제 시선은 대한축구협회 새 수장 선출로 쏠린다. 반복되는 축구협회의 불신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선거 구조를 손질하고 축구인 대다수의 뜻을 폭넓게 반영하는 직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협회장이 사퇴하면 60일 안에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 회장은 북중미 월드컵 종료 직후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가 유지된다면 기존 기득권 축구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선거 방식은 간선제다. 현 축구협회 정관상 소수 대의원과 축구계 종사자 등 100∼300명 규모의 선거인단이 회장을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이 출마해 당선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은 192명이었고 이 중 183명이 투표했다. 문제는 선거인단의 구성원들이다. 3분의 1이 시·도협회 및 전국연맹 회장, 프로축구 K리그1(1부) 구단 대표이사 등 당연직 대의원과 이 단체 임원 1명이다. 축구협회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과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승부조작 연루자 기습 사면 시도로 국민적인 비판까지 받았음에도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폭 넓은 축구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현재 축구협회에 등록된 축구 종사자들은 10만 명이 넘는다. 200명도 채 되지 않는 선거인단이 전체 축구계를 대변하는 구조가 정상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는 “현행 선거 제도라면 어떤 새로운 인물이 나가도 현재 기존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카르텔을 깨뜨릴 수 없다”며 “축구협회에 등록비를 내는 사람들은 모두 선거권을 가지고 있지 않나. 많이 참여할수록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 힘을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등 체육단체는 대의원에 의한 소수 간접선거제가 아니라 관련 체육인 모두에 의한 직선제를 도입하도록 행정지도를 하시도록 지시했는데 잘 이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도 후속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기관은 최근 회원종목단체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2028년 회장 선거부터 직선제 도입을 검토했다. 그러나 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임박했고 정부도 제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회원종목단체 규정 개정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목 특성에 맞게 선거인단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회원종목단체 규정 중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신임 회장 선출’ 규정을 손질하고 100∼300명으로 제한된 선거인단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종목의 특성에 맞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가 한국 축구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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