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를 둘러싼 건물이 최근 철거를 앞둔 것으로 알려지자 국가유산청이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며 긴급 조치에 나섰다.
국가유산청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연구용 원자로 1호기 원자로실 및 부속건물을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소유자인 한국전력공사와 철거 시행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에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향후 6개월간 철거 등의 현상변경 행위가 제한된다. 2023년 9월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 제정 이후 첫 사례다.
건물 소유자인 한국전력공사, 철거 시행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계 기관에도 등록 사실을 통보했다. 등록 효력은 이날부터 발생한다. 국가유산청 측은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를 에워싼 원자로실과 부속 건물이 철거될 위기에 처함에 따라 국가유산의 멸실을 막기 위한 긴급 보호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범위는 원자로실을 비롯해 원자로 가동 및 방사능 차단에 필요한 시설물이다. 구체적으로는 전기·냉각수 공급 시설과 중성자 빔라인, 다양한 실험실, 계측실, 운전실 등의 부속건물을 포함하고 있다. 이 건축물들은 20세기 후반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해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근현대문화유산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전에 그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긴급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거나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다. 임시 등록의 효력은 소유자, 점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통지한 날부터 발생하며 6개월 이내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말소된다.
연구용 원자로 1호기는 한국 원자력 연구의 시작을 알린 시설로 평가받는다. 1959년 미국의 원조를 받아 제너럴아토믹으로부터 도입한 뒤 1962년 가동 시작 후 1995년 가동이 중단될 때까지 30여년 동안 원자력뿐 아니라 관련 연구에서 폭넓게 활용됐다. 2013년에는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라는 명칭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올랐다.
당초 원자로가 있던 부지는 한국전력공사에 매각됐고, 2007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를 보존하는 대신 건물은 철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는 방사성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마쳤으며 부속 건물 일부가 철거된 상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향후 소유자인 한국전력공사 및 관계기관, 관련학계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보존 가치가 높은 국가유산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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