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타] 호러 못 본다는 공성하, 어쩌다 ‘신사’ 악귀에 온몸 던졌을까

배우 공성하가 올여름 새로운 얼굴로 스크린을 채운다.

 

영화 단발머리(2014)로 데뷔한 공성하는 드라마 닥터슬럼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지리산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2022년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로 연기대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키더니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을 통해 첫 오컬트 호러 장르에 도전했다. 특히 후반부를 장악하는 공성하의 열연은 작품의 백미이자 새로운 호러퀸의 탄생을 알린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이하 신사)은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섹션인 매드 맥스 부문에 초청되며 기대를 모았다. 일본 고베의 폐신사에 답사를 갔던 대학생들이 사라진 후 박수무당 명진(김재중)이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이야기다. 공성하는 사라진 동생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유미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인터뷰에서 만난 공성하는 작품 속 비장한 분위기와는 달리 밝은 미소와 솔직한 화법으로 현장을 채웠다. 

 

◆“새로운 장르와 해외 작업…유미에게 이끌렸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작품이 가진 독특한 매력에 강하게 끌렸다. 평소 공포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적극적으로 극을 풀어가는 유미라는 캐릭터가 큰 재미로 다가왔다.

 

30일 공성하는 “당시에 회사에서 드라마와 영화 대본을 둘 다 주셨다. 둘 다 정말 욕심이 났는데 영화 작업을 너무 해고 싶었고 이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과 처음 미팅을 했을 때 유미의 과거의 이야기를 길게 작성해서 주셨다. 유미가 나서서 문제 속에 직접 들어가는 상황들이 ‘오 되게 재밌겠다’ 생각했다. 원래 해외 작업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연출을 맡은 일본 장르 영화의 거장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 및 일본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시작 전부터 큰 도전이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현장은 아주 따뜻하고 훈훈했다. 공성하는 “처음 일본 감독님과 작업하는 만큼 기대와 설렘이 컸다. 촬영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열정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보여주는 에너지와 진심이 배우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배우들의 연기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시고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주셨다”라고 설명한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김재중 역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일본 촬영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김재중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며 “일본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김재중 배우가 감독님과의 소통부터 현장 적응에도 큰 도움을 주셨다. 도쿄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고베의 폐터널과 지하 공간 등 쉽지 않은 환경에서 함께 촬영하며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일본어 연기까지 완벽 소화…관객 호평 이어져

 

영화 속 유미는 한·일 합동 프로젝트 매니저로 설정된 인물이다. 극 중에서 자연스러운 일본어를 구사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혹독한 연습 과정을 거쳤다. 공성하는 “일본 촬영이 처음이었던 만큼 일본어 대사 준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친척들에게 자연스러운 인사말과 표현을 배웠다. 제작진이 제공한 녹음 파일은 물론 일본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발음과 억양을 반복해서 익혔다. 여러 사람에게 녹음본을 받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영화 후반부 악귀에 씌인 장면은 공성하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명장면이다. 다시 봐도 놀랍고, 알고 봐도 새롭다. 관객에게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몸짓을 연구한 덕이다.

 

공성하는 “힌두교 악귀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런 모습이 나올지 진짜 고민이 많이 됐다. 악귀 씌인 연기는 처음해보는 거였다. 악귀가 왔을 때 춤추는 것처럼 동선을 짜다 보니 그런 모습이 나왔다”며 “유튜브에서 힌두교 악귀에 대해 검색해보니 예전 설화 같은 그림들이 있더라. 그걸 차용해서 악귀의 모습을 상상하고 표정에 힌트를 얻었다. 감독님과 걸음걸이나 동작에 대해서도 리허설을 하면서 장면을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충만”…고베에서 찾은 행복

 

어둡고 폐쇄된 고베의 실제 폐터널과 폐공장에서 진행된 촬영은 체력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다. 피 분장을 길게 유지하는 것도 고된 일이었지만 배우들과 토론하며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꿈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피 분장을 하고 배우들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다. 숙소가 한 곳이었다. 소리를 지르고 힘든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인데도 진짜 행복하더라”면서 “‘꿈이 이뤄졌다, 몸은 고생하는데 마음이 좋은 게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분명 몸은 고된데 들어갈 때는 ‘오늘 열심히 했구나’ 싶어서 마음이 충만했다”라고 전했다.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공성하다. 관전포인트를 짚어달라는 기자의 말에 “신사는 일본 고베를 배경으로 한국의 무속신앙을 비롯해 다양한 종교와 신앙적 요소들이 어우러진 독특한 오컬트 호러 영화다. 서로 다른 문화와 믿음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결합돼 있다는 점이 큰 관전 포인트이다.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운 고베의 정취를 느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스크린에 담긴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며 연기자로서 또 한 번 성장했음을 느꼈다. 앞으로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단다. 공성하는 “영화 속 제 얼굴이 처음부터 끝까지 생경하게 느껴졌다. 큰 화면에서 주인공으로 극을 쭉 이끄는 장편 영화가 처음이다 보니 저도 신기했다”며 “앞으로 함께하는 동료들과 잘 소통하고 좋은 기억을 남기면서, 계속 배워가며 연기하는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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