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푸른밤’ 자랑스러워했던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 노환으로 별세

유동현(왼쪽)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최영섭 작곡가로부터 유물기증신청서를 받고 있다. 사진=인천광역시 공식 소식지 ‘굿모닝인천’ (공공누리 제3유형)
유동현(왼쪽)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최영섭 작곡가로부터 유물기증신청서를 받고 있다. 사진=인천광역시 공식 소식지 ‘굿모닝인천’ (공공누리 제3유형)

국민 애창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원로 작곡가 겸 지휘자 최영섭 씨가 29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1929년 경기 강화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복중·고교 재학 시절 이화여대 임동혁 교수에게,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서 김성태 교수에게 작곡 이론을 배웠다. 이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지휘과의 칼 스터라이히 교수로부터 지휘법을 사사했다.

 

고인의 대표작인 그리운 금강산은 인천여고 음악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61년에 탄생했다. 분단의 아픔과 그리움을 담아낸 이 곡은 한국을 대표하는 명가곡으로 자리 잡았으며,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안젤라 게오르규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부르며 해외에도 널리 알려졌다.

 

고인은 이 외에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오! 사랑하는 나의 조국’ 등 다수의 가곡을 남겼다. 아울러 인천애협교향악단을 창립해 상임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한양대 음악학과 교수와 중앙대 음악교육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 공동대표, 한국예술가곡연합회장, 한국작곡가협회 회장 등을 지내며 음악계 발전에 헌신했고, 1970~80년대에는 TV와 라디오 등에서 친근한 클래식 해설자로도 활약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 문화상(2001), 세일문화재단가곡상(2010)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대한민국문화훈장(은관)을 수훈했다.

 

대중음악계와의 인연도 깊다. 고인은 전설적인 포크록 그룹 ‘들국화’의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인 최성원 씨의 부친이다. 당초 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온 아들이 음악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했으나, 이후 누구보다 든든한 응원군이 된 일화는 유명하다. 아들 최성원 씨는 과거 인터뷰에서 “부친에게 한 번도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회고하기도 했으나, 고인은 생전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작곡한 ‘제주도 푸른 밤’을 가장 자랑스러운 곡으로 꼽으며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7월 1일 오전이다. (02)2227-7500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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