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고원의 무대에서 펼쳐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가 골프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 대회는 26일부터 막을 올려 사흘간 강원도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91야드)에서 열린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디펜딩챔피언 고지우, 시즌 2승을 달성한 서교림과 김민솔 등 132명의 선수가 출전해 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친다.
맥콜·모나 용평 오픈은 수많은 KLPGA 투어 대회 중 특정 장소와 대회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자리 잡은 대표적인 예다. 강원도 평창의 명소인 모나 용평 리조트와 버치힐 컨트리클럽을 배경으로 매년 개최되며 여름 시즌을 상징하는 KLPGA 투어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버치힐 컨트리클럽은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코스다. 해발 700m 안팎의 청정 고원에 위치해 한여름에도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울창한 숲과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린 코스 설계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면서도 선수들에게는 전략적인 선택을 요구한다.
버치힐의 가장 큰 특징은 공격성과 보상의 균형이다. 전장이 6491야드로 긴 편은 아니지만, 코스 곳곳에 배치된 벙커와 굴곡, 고저차가 샷의 정확성을 요구한다. 정확한 샷이 뒷받침되고, 공격적인 홀 공략에 성공하면 버디 기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흐름만 타면 스코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코스”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고지우는 “버치힐은 다른 코스들에 비해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홀이 많고 좋은 흐름을 타면 낮은 스코어도 충분히 가능한 코스”라며 “수비적인 플레이보다는 버디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2라운드에서는 고지우와 김민별은 나란히 10언더파 62타를 작성하며 코스 레코드를 세웠다. 버치힐이 공격적인 선수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특정 선수들이 이 코스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고지우는 통산 3승 가운데 2승을 이 대회에서 기록했다. 2023년과 2025년 정상에 오르며 버치힐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우승자 명단에도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스타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고진영, 최혜진, 박현경 등 굵직한 선수들이 모두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대회 역시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된다. 직전 대회인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2승을 챙긴 서교림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웰컴저축은행 대상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매 대회 목표는 우승”이라며 “버디를 잡아야 할 홀에서는 반드시 버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상포인트 2위 김민솔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시즌 초반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오르며 신인상 포인트와 상금 순위 상위권을 모두 지키고 있다. 김민선7, 방신실, 유현조, 이예원, 전예성, 김시현 등 대상포인트 상위권 선수들도 총출동해 우승 경쟁에 나선다.
버치힐 특유의 공격적인 코스 특성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버디 경쟁이 치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KLPGA 역대 최다 연속 버디(8개), 한 라운드 최다 버디(12개), 최소 스트로크 기록 등 여러 기록 경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선수들의 샷 감각이 절정에 이르는 여름 시즌인 만큼 또 하나의 기록적인 라운드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모나 용평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1975년 개장한 용평리조트는 한국 레저·관광 산업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겨울에는 스키, 여름에는 골프와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국내 대표 사계절 리조트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 각종 문화 콘텐츠를 유치하며 스포츠 관광 중심지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버치힐 컨트리클럽 역시 이러한 모나 용평의 철학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한 코스 설계와 고원 지대 특유의 경관은 선수뿐 아니라 갤러리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실제로 대회 기간이면 골프 관람과 휴양을 함께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2년 동안 쌓아온 역사 위에서 또 한 번의 여름이 시작된다. 버치힐의 푸른 페어웨이 위에서는 새로운 챔피언과 새로운 기록,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할 준비를 마쳤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