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철렁, 심장이 덜컥… 협심증·부정맥 골든타임 잡는 심혈관 응급 신호

가슴 한가운데가 조이듯 아팠다가 금세 괜찮아졌을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뛰었다가 다시 잠잠해졌을 때 많은 사람은 피로, 스트레스, 소화불량 탓으로 넘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협심증이나 부정맥 같은 심혈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협심증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되면 막힌 관상동맥을 최대한 빨리 열어주는 중재시술이 필요하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심정지와 돌연사 위험도 커진다.

 

국내에서도 심혈관질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심장질환 환자는 19.9% 증가했으며, 허혈성심질환 환자도 같은 기간 12.9% 늘었다. 협심증 환자는 5년간 6.0%, 심근경색증 환자는 19.6% 증가했다. 부정맥질환 환자 역시 2018년 37만822명에서 2022년 46만3538명으로 25.0% 증가했다.

 

박주현 부산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에 따르면 협심증은 ‘잠깐 아팠다가 괜찮아졌다’는 이유로 방치하기 쉽지만, 관상동맥이 이미 상당 부분 좁아져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는 “평소보다 가슴 통증이 잦아졌거나, 안정 중에도 흉통이 나타나거나, 통증 시간이 길어진다면 심근경색 전 단계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흉통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 의심 

 

급성 심근경색이 의심될 때는 시간이 예후를 좌우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30분 이상 지속되는 가슴 통증과 식은땀이 동반되면 급성 심근경색을 강하게 의심해야 하며, 막연히 기다리거나 개인병원·약국 등을 먼저 방문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119를 불러 일차적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안내한다. 관상동맥 중재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관상동맥을 풍선과 스텐트로 넓히는 치료로, 병원 내원 후 90분 이내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주현 과장은 “심근경색은 증상 발생 후 얼마나 빨리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야간이나 주말이라고 해서 흉통을 참고 월요일 외래를 기다리는 것은 위험하다.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 식은땀, 호흡곤란, 구토감, 실신 느낌이 동반되면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여름철에는 탈수로 혈액 농도가 짙어지고 혈압 변동이 커지면서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예방 자료도 고혈압 환자의 경우 수분 부족으로 혈액 농도가 짙어지면 혈압 상승과 함께 뇌경색·심근경색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야간·주말 응급 대응 중요

 

부정맥도 마찬가지다. 부정맥은 맥박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을 통칭한다. 가벼운 두근거림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부정맥은 실신, 심부전, 뇌졸중, 심정지와 관련될 수 있다. 특히 심방세동은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는 대표적 부정맥이다.

 

부정맥 증상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맥이 건너뛴다’,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뛴다’는 식으로 표현된다. 어지럼증, 흉통, 숨참, 실신이 동반되면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박주현 과장은 “두근거림 자체가 모두 응급은 아니지만, 흉통이나 호흡곤란, 식은땀, 실신이 함께 나타나면 위험 부정맥이나 급성 관상동맥질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반복된다면 심전도, 24시간 홀터검사, 심장초음파 등으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 응급질환은 발생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 낮뿐 아니라 밤, 새벽, 주말에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순환기내과 전문의 진료와 심전도·혈액검사·심장초음파·관상동맥조영술, 필요 시 즉각적인 중재시술까지 이어지는 응급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

박주현 과장은 “심혈관 응급질환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병원에 갈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며 “특히 심근경색은 병원 도착 후 관상동맥조영술과 스텐트 삽입술까지 신속히 이어져야 심장 근육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흉통이 20~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와 다른 양상의 통증이 나타난다면 참지 말고 119를 통해 중재시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심증과 부정맥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 시술 등을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심혈관 검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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