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황달 동반한 복통, 단순 체기가 아니라면... "담관염 응급치료 ERCP 중요”

갑작스러운 복통은 흔히 체기나 소화불량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복통과 함께 고열, 오한,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위장장애가 아닐 수 있다. 담즙이 지나가는 길인 담관이 막히고 세균 감염이 동반되는 ‘급성 담관염’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메리놀병원 소화기내과 정찬우 주임과장에 따르면 담관염은 담석이나 담도 협착, 종양 등으로 담관이 막히면서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이곳에 세균 감염이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정찬우 주임과장은 "초기에는 명치나 오른쪽 윗배 통증, 발열, 오한, 구역감 등으로 시작할 수 있다. 증상이 소화불량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하지만, 진행 속도가 빠를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층이나 당뇨병, 간·담도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상태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복통이 반복되거나 열이 떨어지지 않고,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황달이 나타난다면 응급실 진료가 필요하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관을 지나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이 통로가 담석 등으로 막히면 담즙이 정체되고, 세균 감염이 동반되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담관 안 압력이 높아지면 세균이나 독소가 혈류로 퍼질 수 있어 전신 염증 반응과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정찬우 주임과장은 "담관염에서 흔히 언급되는 증상은 복통, 발열, 황달이다. 이를 ‘샤르코 3징’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혈압 저하나 의식 변화가 동반되면 중증으로 판단할 수 있어 더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모든 환자에게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령 환자는 통증을 뚜렷하게 호소하지 않거나 단순 기력 저하, 식욕 부진, 혼돈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복통이 심하지 않더라도 발열과 황달, 전신 쇠약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담도계 응급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담관염 치료의 핵심은 감염을 조절하고 막힌 담관을 신속히 열어주는 것이다. 항생제 치료와 함께 담즙 배출이 막힌 원인을 해결해야 재발이나 악화를 줄일 수 있다.

이때 시행되는 대표적 시술이 ERCP, 즉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이다. ERCP는 입을 통해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뒤 담관과 췌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담석 제거, 담즙 배액, 스텐트 삽입 등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단순 검사에 그치지 않고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ERCP는 일반 위·대장내시경과 달리 췌담도 해부학에 대한 이해와 숙련된 술기가 필요한 고난도 시술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술 시점과 방법을 판단해야 하며, 응급 상황에서는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응급 진료 체계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특히 담관염처럼 시간이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병원 내에서 시술 가능 여부를 빠르게 판단하고 실제 치료로 연결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정찬우 주임과장은 “담관염은 단순 복통으로 시작해도 빠르게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고열, 오한, 황달이 동반된 복통은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에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ERCP는 막힌 담관을 열어 담즙을 배출시키고 원인에 따라 담석 제거까지 시행할 수 있는 치료적 내시경 시술”이라며 “특히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치료 지연이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기에 본원은 소화기내과 전문의 4명 전원이 ERCP 시술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담관염·담도폐쇄 등 췌담도 응급질환에 대한 대응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담관염 예방을 위해서는 담석이 생기기 쉬운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은 담낭 수축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복통이 있는 경우 식사 패턴을 점검해야 한다.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은 담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체중과 혈당·지질 관리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단기간에 체중을 급격히 줄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도 주의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은 담즙 정체를 유발해 담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식사, 적정 체중 유지,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복통·발열·오한·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담관염 악화를 막는 데 중요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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