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대권 노린다고? ‘이변의 무승부’ 체면 구긴 삼사자 군단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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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먹잇감을 몰아세우고도 끝내 사냥을 마치지 못했다. 60년 만의 월드컵 정상 탈환을 외친 잉글랜드가 지리멸렬한 골 결정력에 발목을 잡히며 우승 후보의 체면을 구겼다.

 

잉글랜드는 2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L조 2차전에서 가나와 0-0으로 비겼다.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을 4-2로 잡았던 잉글랜드는 1승1무(승점 4)를 기록했다. 승점 동률의 가나를 골 득실에서 앞서 조 선두는 지켰지만, 승리했다면 32강 진출을 조기 확정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컸다.

 

경기 양상은 일방적이었다. 잉글랜드는 가나(1개)를 압도하는 19개의 슛을 퍼붓고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상대의 두꺼운 수비벽에 번번이 막혔고, 기대 득점(xG)도 1.2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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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의 해리 케인을 향해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0분 동안 공을 만진 횟수는 19차례, 상대 페널티박스 안 터치는 3번에 불과했다. 후반 42분 니코 오라일리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흐르자 회심의 왼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케인은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감싸 쥐었다.

 

케인은 경기 뒤 “공이 내게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기회가 왔지만 제대로 눌러 차지 못했다”며 “대부분은 성공했을 장면이지만 모든 슛이 들어갈 수는 없다”고 돌아봤다.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도 73분 동안 슈팅 한 차례에 그쳤다. 풋몹은 케인에게 평점 6.3점, 벨링엄에게 팀 내 최저인 6.0점을 매겼다.

 

상대의 무게를 고려하면 결과는 더욱 뼈아팠다. FIFA 랭킹 64위 가나는 최근 30년간 잉글랜드(4위)가 메이저대회서 만난 팀 가운데 순위가 가장 낮았다. 이날 잉글랜드가 점한 79% 점유율은 지난 60년간 월드컵 경기 도중 무득점에 그친 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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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2000년대 데이비드 베컴과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퍼드 등이 뛴 ‘황금세대’의 잇단 실패 이후 유소년 육성 체계를 손질해 케인과 벨링엄, 부카요 사카, 필 포든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길러냈다. 2018 러시아(4강), 2022 카타르(8강) 대회 등 성과도 냈지만 월드컵 우승은 1966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전력 자체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통계 업체 옵타의 슈퍼컴퓨터는 잉글랜드의 우승 확률을 10.68%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15.60%), 프랑스(15.00%), 스페인(12.89%)에 이은 네 번째다.

 

문제는 우승 후보에 걸맞은 안정감이다. 크로아티아전에서 4골을 몰아친 뒤 가나의 밀집 수비에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내려앉은 상대를 흔들 해법과 함께 경기력의 편차부터 줄여야 한다.

 

잉글랜드는 오는 28일 파나마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무뎌진 발톱을 다시 세우고 들쭉날쭉한 경기력까지 바로잡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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