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가 4쿼터로 나뉜 것 같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서 시행 중인 수분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선수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잦은 중단이 축구 특유의 흐름을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23일 BBC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가나와의 조별리그 L조 2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분 보충 휴식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의 정체성을 크게 바꾸고 있다”며 “한 경기를 사실상 4쿼터로 나누는 것 같다”고 말했다.
FIF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무더운 여름 날씨를 고려해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 수분 보충 휴식을 도입했다. 전·후반 22분을 전후해 경기를 약 3분간 멈추고 선수들이 물을 마시며 숨을 고르도록 했다. 날씨와 관계없이 모든 팀에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기의 맥이 끊긴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휴고 브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 등이 이미 불만을 나타낸 데 이어 투헬 감독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1차전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는 냉방 시설이 가동된 실내 경기장에서 열렸지만 전반 22분 수분 보충을 위해 중단됐다. 현장을 찾은 잉글랜드 팬들은 야유로 불만을 드러냈다.
투헬 감독은 “과거에도 날씨가 매우 더울 때 수분 휴식이 있었지만 시간이 훨씬 짧았고 일부 경기에만 적용됐다”며 “지금은 형평성을 위해 모든 경기에서 시행되면서 경기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감독에게 있어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투헬 감독 역시 “선수들을 한데 모아 지시하고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좋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축구 본연의 매력은 끊기지 않는 흐름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단 없이 경기가 이어져야 모멘텀이 만들어진다. 휴식이 반복되면 흐름을 만들기도, 이어가기도 어렵다”며 “선수와 팀이 오랫동안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승부를 펼치는 것이 축구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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