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의 운명을 선택한 23세 청년, 꿈의 무대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을까.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기회의 순간을 기다린다.
카스트로프에게 태극마크는 단순한 국가대표 유니폼이 아니다.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어머니를 따라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증명하는 상징이다. “한국과 함께 나의 첫 번째 월드컵을 치르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으나 월드컵 데뷔는 아직이다. 그의 시선이 오는 25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으로 향한다.
늘 마음 한구석에 태극기가 자리했다. 카스트로프는 한국인 어머니 안수연 씨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16세 이하 대표팀부터 21세 이하 대표팀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그의 시선은 줄곧 한국을 향했다. 독일축구협회의 설득에도 스스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의 병역 의무까지 각오한 굳은 의지였다. 지난해 9월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대표팀 사상 첫 해외 출생 혼혈 선수의 여정이 시작됐다.
월드컵 데뷔는 아직이다. 카스트로프는 지난달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왼쪽 윙백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저돌적인 전진과 과감한 압박, 침투 능력 등은 분명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체코전과 멕시코전 모두 벤치를 지켰다.
전술적 운용의 일부라는 분석이다. 홍 감독은 앞선 두 경기 모두 안정된 수비에 중점을 두고 전술 운용을 했다. 이어 경기 막바지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에 집중했다. 공격에 특화된 카스트로프를 선뜻 기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했다. 특히 그는 투쟁심이 강해 소속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반칙을 많이 하는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에도 2번이나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바 있다. 다수의 프리킥 기회 제공, 퇴장 등의 변수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상황이라도, 월드컵이라는 무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의 리스크가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남아공전은 다르다. A조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특히 남아공은 수비 라인과 중원 사이 공간 관리가 불안하고 측면 수비수들의 느린 발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주축 미드필더 2명이 앞선 경기에서 받은 징계로 결장한다. 조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홍 감독이 앞선 두 경기와 달리 점유율을 높이고 흐름을 주도하면서 경기를 이끌어가는 전술에 초점을 둔다면 카스트로프가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공격적이고, 저돌적이며,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도 견딜 수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