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담낭염 방치 시 복막염 위험...“복강경수술 전 이것 확인해야”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게 아파오면 많은 사람들이 소화불량이나 과식 탓으로 돌리고 소화제 한 알로 넘겨버린다. 하지만 이 통증이 반복된다면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담석증은 국내 성인 10명 중 1명꼴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담낭염으로 악화되고 최악의 경우 담낭 파열과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산중앙병원 외과 이지근 전문의의 도움말로 담석증의 위험성과 올바른 치료 원칙을 알아봤다.

◆담석증, ‘소화불량’으로 오해하다 담낭염으로

 

담석증은 담낭(쓸개) 안에 콜레스테롤이나 빌리루빈 성분이 굳어 돌처럼 굳은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담석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23만 명으로, 40~60대 중장년층에서 특히 빈번하게 발생한다. 문제는 담석이 있어도 상당수 환자가 증상을 소화불량으로 혼동하거나, 증상 자체가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 후 오른쪽 윗배와 명치 부근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소화불량이 아닌 담석 발작일 가능성이 높다.

 

이지근 전문의는 “오른쪽 윗배 통증을 단순 소화 문제로 여기고 반복적으로 참다가 담낭염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내원하는 경우를 임상에서 자주 본다”며 “통증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열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오른쪽 윗배 통증… 방치하면 담낭염·담관염

 

담석이 담낭 출구를 막으면 담낭 내 압력이 높아지고 세균이 증식하면서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된다. 발열, 오한, 황달이 동반될 경우 담석이 담관을 막아 담관염이나 췌장염까지 유발하는 ‘샤르코 삼주징’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 담낭염은 24~72시간 내에 담낭 괴사와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담낭이 파열되면 복강 내 감염이 급격히 퍼지는 복막염으로 악화된다. 고령이나 당뇨병 환자는 염증 반응이 전형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지근 전문의는 “담낭염은 초기 항생제 치료로 일시적으로 가라앉아도 재발률이 높고, 반복될수록 담낭 주변 조직이 유착돼 수술 난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소화불량과 구별하는 기준…초음파로 진단 가능

 

담석증 통증은 소화불량과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구별된다. 우선 위치가 명확히 오른쪽 윗배(우상복부)나 명치에 집중되고, 기름진 식사 후 30분~2시간 사이에 발생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통증 강도가 강하고 등이나 오른쪽 어깨로 방사되는 경우도 담석 발작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진단은 복부 초음파로 대부분 확인 가능하며, 담석 크기와 위치, 담낭벽 두께를 함께 평가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소화제를 먹어도 오른쪽 윗배 통증이 반복된다면 소화기내과 또는 외과를 방문해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먼저다.

 

이지근 전문의는 “담석증은 증상이 없어도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담낭 용종이 동반된 경우 악성 변화 위험이 있어 예방적 수술을 고려한다”며 “초음파 결과만으로도 수술 적응증 여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지방 컷?… 담석 재발 낮추는 식이 관리는

 

담석은 콜레스테롤 과포화, 담즙 배출 저하, 담낭 수축 기능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식이 원칙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기본은 삼겹살·버터·전지유제품 등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 견과류, 올리브유 위주로 식단을 구성한다. 또한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해 담즙산 재흡수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잡곡밥, 채소, 콩류를 매 끼니 절반 이상 채우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또한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여 담석 형성을 촉진한다. 월 2kg 이내의 점진적인 감량이 권고 기준이다. 식사를 자주 거르는 습관도 담낭 수축 기회가 줄어들어 담석 생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지근 전문의는 “환자들이 담석 예방을 위해 무조건 지방을 끊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담낭이 수축할 기회가 없어져 담즙이 정체된다”며 “좋은 지방을 적당량 섭취해 담낭을 규칙적으로 수축시키는 것이 더 올바른 접근”이라고 당부했다.

 

◆필요한 수술 미루면 더 위험

 

증상이 있는 담석증의 표준 치료는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다. 개복 수술과 달리 복부에 0.5~1cm 크기의 구멍 3~4개를 내어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 다음 날 보행이 가능하고 평균 입원 기간이 2~3일에 불과하다. 담낭을 제거해도 담즙은 간에서 직접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소화기능에는 큰 영향이 없다.

 

일부 환자는 수술 후 일시적으로 설사나 묽은 변을 경험할 수 있지만 대부분 수개월 내에 적응된다. 최근에는 배꼽을 통해 수술 도구를 삽입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 확산되면서 수술 흔적 자체가 거의 남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반복적인 담낭염을 경험했거나 담석 크기가 크고 증상이 잦다면 수술을 미루기보다 외과 전문의와 적절한 시기를 상담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의 핵심이다.

 

이지근 전문의는 “담석증 수술을 두려워하거나 '나중에 받지'라는 생각으로 미루다가 급성 담낭염이나 담관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예정 수술과 응급 수술은 회복 속도와 합병증 위험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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