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회생절차에 드라마업계 긴장, 대금 지급 문제 없을까

JTBC 로고.
JTBC 로고.

JTBC의 유동성 위기와 회생절차 신청 소식에 방송·콘텐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방송사 경영 악화 자체뿐 아니라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연결된 외주 제작사, 작가, 스태프 등 콘텐츠 생태계 전반으로 여파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벼랑 끝 내몰린 방송 생태계

 

17일 방송가에 따르면 중앙그룹은 최근 JTBC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법원은 각 사의 신청 사건을 회생2부에 배당해 일괄 심리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대표자 심문 기일을 지정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그룹 5개사 가운데 JTBC는 유일하게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가 ARS 프로그램을 승인할 경우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은 최장 3개월까지 보류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방송사의 재무 문제가 아니라 국내 미디어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보여준다. 콘텐츠 소비 방식이 TV 중심에서 디지털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방송 광고 시장은 위축됐고, 글로벌 콘텐츠 경쟁 심화로 제작비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방송광고 매출은 2조370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1832억원) 감소했다. 광고 수익 감소와 투자 비용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방송사들의 수익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JTBC는 광고 시장 위축 속에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대형 스포츠 중계권 투자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중계권 사업 역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중계권은 지상파 3사와 협상이 결렬되며 단독 중계를 진행했고,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은 힘겹게 KBS에만 판매했다.

 

◆외주 제작사·창작자, 대금 지급 우려

 

방송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대금 지급 문제다. 방송 제작 시장은 방송사와 제작사, 프리랜서 작가·스태프 등 다양한 주체가 연결된 구조인 만큼 주요 방송사의 자금 상황 변화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외주 제작사와 창작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미지급 제작비와 원고료 등이 회생채권으로 분류될 경우 변제 시기와 규모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기존 채무에 대한 개별 변제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JTBC 위기설은 이전부터 업계에서 말이 나왔지만 이렇게까지 상황이 커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가장 현실적인 걱정은 결국 대금 문제다. 규모가 큰 방송사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영세 업체들은 지급이 조금만 늦어져도 제작 운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도 고용 문제 등 여러 고민이 있을 텐데 제작비 지급 상황을 먼저 묻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제작 현장에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답답함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회생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 SLL중앙도 재무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LL중앙은 콘텐트리중앙 산하 콘텐츠 제작사로 재벌집 막내아들, 옥씨부인전 등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제작비 상승과 실적 부진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방영 예정인 JTBC 드라마 골드디거, 신의 구슬, 연애의 재발견 등 신규 콘텐츠 제작에도 영향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