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슈] 엉망진창 북중미 월드컵… 인종차별 ‘난무’ 욱일기 ‘등장’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지구촌 최대 축제’로 불리는 월드컵이 각종 논란으로 얼룩진다. 경기장 안팎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행위에 더불어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거리 응원에 등장하는 등 북중미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6일 인종차별적인 ‘OK’ 손동작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비디오 판독(VAR) 심판에 대해 증거 불충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FIFA 징계위원회는 “숀 에번스가 인종차별적인 손동작을 의도적으로 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번스 심판은 지난 15일 독일-퀴라소전 킥오프에 앞서 중계 화면이 VAR 심판을 소개하자, 오른손으로 OK 제스처를 취했다. 엄지와 검지를 맞닿게 원을 만들고 다른 손가락을 펼치는 이 동작은 백인 우월주의적인 제스처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반 증오단체 명예훼손방지연맹(ADL)이 2019년 혐오 상징 목록에 포함하기도 했다. 

 

 거센 논란이 일었다. 시민단체 ‘페어 네트워크’는 “해당 심판은 이번 월드컵에서 더 이상 역할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에번스 심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무의식적인 동작이었고, 그런 행동을 했는지조차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런 손동작이 어떻게 해석되었는지 알고 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의식적으로나 고의로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월드컵 경기장 관중석에서도 인종차별 행위가 포착됐다. 지난 12일 한국-체코전을 찾은 한국인 인플루언서는 SNS에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뒷자리에 앉은 멕시코 남성이 눈을 찢는 동작을 했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동작 중 하나다.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고, 비판과 분노가 잇따랐다.

 

 결국 이 남성은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 협회(CITGEJ) 회장으로 밝혀졌다.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외국인이 멕시코를 찾았을 때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랐는데, 나는 정반대 행동을 했다. 한국인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히면서 CITGEJ 협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전했다.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인종차별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욱일기까지 슬그머니 등장한다. FIFA는 ‘정치적·공격적 메시지가 담긴 물품(깃발·현수막·의류)은 경기장 내 반입이 불가능하다’고 규정에 명시하고 있다. 욱일기도 이 중 하나다. 문제는 금지된 경기장 대신 길거리 응원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일본-네덜란드전 당시 일본 현지 거리에서 일부 팬이 욱일기를 펼쳐 들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욱일기를 월드컵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는 건 잘못한 행위”라며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욱일기를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공론화를 통해 없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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