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모멘토] 정치가 흔들어도…이란 축구는 멈추지 않았다 ‘값진 무승부’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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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외압 속에서도 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란 축구대표팀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력을 과시했다. 16일 미국 LA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차례나 먼저 실점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끊임없는 공세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앞서 진행된 벨기에와 이집트 맞대결 역시 1-1로 비긴 상황. G조 4개국이 나란히 1점씩을 얻었다. 다득점에 따라 이란과 뉴질랜드가 공동 1위, 벨기에와 이집트가 공동 3위다.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있는 이란이다. 미국 입국조차 쉽지 않았다. 지난 2월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때문이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월드컵 준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려 했으나 무산됐다. 접경 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로 옮겨야 했다. 비자 문제도 뒤따랐다. 단장, 홍보 담당자 등 10여명의 관계자들의 발급이 거부된 것. 허가를 받은 선수들마저도 경기 하루 전인 15일에야 LA 땅을 밟았다.

 

피로를 풀 시간은커녕 환경에 적응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을 터. 이란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엘리자 저스트에 선취골을 허용했다. 전반 32분 라민 레자에이안의 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9분 또 한 번 저스트에게 당했다. 이란은 악착같이 쫓아갔다. 후반 19분 두 번째 동점을 일궜다. 오른쪽 측면에서 레자에이안이 올린 크로스를 모하마드 모헤비가 헤더골로 연결했다. 이후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매조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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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에서의 차이는 있지만(이란 20위, 뉴질랜드 85위), 이란이 처한 배경을 고려하면 꽤 준수한 경기력이었다. 볼 점유율(47%-42%), 슈팅(17개-14개) 등에서 앞섰다. 레자에이안은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심지어 경기장 안팎의 분위기도 복잡했다. 경기장 안엔 이란을 응원하는 팬들이 모였지만, 밖에선 수백 명의 이란계 미국인들이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일부 관중은 국가 연중 때 일부 관중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역대 7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을 꾀한 이란이다. 앞선 6번의 대회에선 조별리그서 예외 없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에선 가능성이 꽤 높다. 참가국이 32개 팀에서 48개로 확대됨에 따라 토너먼트도 32강부터 진행된다. 각 조 1, 2위뿐 아니라 조 3위라도 성적이 좋은 8개 국가는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만약 이란이 토너먼트에 나선다면 경우에 따라 미국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외교적 갈등과는 별개로 이란의 발걸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선보였다. 미국 플로리아주 마이애미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1차전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카보베르데가 스페인전서 0-0 이변을 빚으면서 H조 4개국 역시 승점 1씩을 나눠 가졌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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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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