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거대한 진실이 우리 뇌를 흔들 때… 한의학에선 어떻게 치료할까

 영화 ‘ET’, ‘쥬라기 공원’, ‘우주전쟁’을 통해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두려움을 그려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또다시 외계 생명체를 소재로 돌아왔다.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는 “만약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실제로 증명된다면 인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에밀리 블런트, 조시 오코너, 콜린 퍼스 등 호화 캐스팅과 심리 스릴러적 긴장감을 앞세워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개봉 첫 주에만 전 세계 1400억원이 넘는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영화는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내부고발자 다니엘 켈너(조시 오코너)와 그를 막으려는 노아 스캐런(콜린 퍼스)의 대립으로 전개된다. 외계인 존재의 증거를 쥔 다니엘 켈너는 정부 연계 비밀 조직인 ‘워덱스(Wardex)’의 전직 사이버보안 전문가다.

 

수십 년간 외계 생명체 관련 정보를 은폐해온 워덱스에서 결정적 자료를 들고 나온 그는 “진실은 80억 명 모두의 것”이라며 이를 세상에 공개하려 한다. 반면 워덱스의 수장 노아 스캐런은 이 정보가 풀릴 경우 세상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것이라며 켈너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그 사이 또 다른 주인공인 기상캐스터 마야 헤이스(에밀리 블런트)는 생방송 중 알 수 없는 변화를 겪은 뒤 특별한 능력을 얻게된다. 한국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타인의 눈을 통해 그의 기억까지 읽어낼 수 있게 된다. 이후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다니엘 켈너와 동행하며 인류의 운명을 바꿀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작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엄청난 진실을 맞이한 대중의 반응이다. 영화는 군중 속 인물들의 얼굴을 통해 충격의 층위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사람들은 극도의 놀라움과 믿기지 않는 충격에 눈물을 흘리거나 말을 잃는다.

 

인간의 뇌가 감당할 수 없는 정보를 받아들일 때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생리적 반응에 가깝다. 극도의 긴장감이 지속되면 부신에서 코티솔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고 이로 인해 뇌 활성도가 감소, 불안·초조·소화불량·기력 저하가 나타난다.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공황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들도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황에 빠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물론 현실에서 외계 문명의 존재를 직접 목격할 일은 없겠지만, 우리 역시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을 때 비슷한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이별, 실직, 질병 진단은 물론이고 사회적 재난이나 불안한 국제 정세와 같은 뉴스만으로도 극심한 긴장과 불안을 느낀다. 

문제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일시적 감정에 그치지 않고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고, 불면과 소화불량, 식은땀, 어지럼증 등이 반복된다면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과도한 긴장과 불안으로 심신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다스리기 위해 우황청심원처방을 활용한다. 동의보감에 ‘심기가 부족하고 정신이 안정되지 못하거나 신병(神病) 증상에 두루 쓰는 처방’으로 기록돼 있으며, 우황·사향·용뇌 등 생약 30여 종으로 만들어진다.

 

우황청심원의 효능은 현대 연구로도 확인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Antioxidants)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뇌 신경재생인자들의 발현량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재생 관련 유전자 NF200과 신경재생 단백질 GAP-43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는 뇌신경세포 축삭돌기 재생을 촉진해 뇌 조직을 활성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시중 약국에서 판매되는 우황청심원과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조제되는 우황청심원은 성분 구성과 처방 방식에 차이가 있다. 특히 천연 사향과 우황은 희소성이 높은 고가의 약재인 만큼 제품별 약재의 기원이나 함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하여 적절히 복용해야 한다.

 

“진실이 당신을 두렵게 하겠는가”라는 물음은 영화 밖에서도 유효하다. 진실은 언제나 해방감을 주지 않는다. 때로는 사실 자체가 더 큰 공포가 되기도 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했을 때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몸이 보내는 신호만큼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몸이 알려주는 진실마저 외면한다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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