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가 ‘K-스포트라이트’로 번쩍였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의 스포트라이트가 대한민국을 가리킨다. 한국어 노랫말이 개막전 무대를 채우고, 한국 축구는 그라운드 위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K-문화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데 이어 홍명보호가 존재감을 증명, 대회 초반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2일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 개막전. 전 세계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주인공은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이재(Ejae)였다. 애니메이션 ‘K팝 데본 헌터스’서 주인공 루미 역할을 맡았던 이재는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공식 주제가 ‘DNA’ 메인 보컬로 나섰다. 자신이 쓴 가사 “또 넘어져도 난, 또다시 일어나”를 열창했다. K팝 특유의 희망적인 메시지에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문화를 지배했다. 블랙핑크 리사는 이튿날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개막전에 나섰다. ‘골스(Goals)’ 무대를 선보였다.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2 카타르 대회서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주제가 ‘드리머스’를 불렀을 때만 하더라도,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제는 아니다. 세계 한가운데서 만나는 K-문화는 이제 익숙한 그림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월드컵 결승전 사상 첫 도입되는 하프타임 쇼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K-문화가 지핀 불씨는 곧바로 그라운드로 향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재가 부른 노랫말처럼 ‘다시 일어나’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서 승리한 건 통산 4번째이자 16년 만이다. 약점마저도 뛰어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일례로 한국은 신장 차이에도 불구하고(체코 평균 185.7㎝, 한국 181.9㎝) 공중 볼 경합 승률 62.8%를 자랑했다.
단 한 경기지만, 1차전 승리는 32강으로 가는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는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92.7%로 보고 있다. 대회 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퇴를 예고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의심 대신 자신감을 채웠다. 한국을 바라보는 평가 자체가 달라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영국 BBC는 “한국은 한 골 뒤진 상황에서도 공격 지역에서 개성과 품질을 보여줬다. 밤을 새워 볼 만한 경기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 대회가 아니다. 사회적, 국가적 이벤트다. 특히 이번 대회는 월드컵 사상 가장 큰 규모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하는 장으로도 평가한다. 이제 막 월드컵 문이 열린 시점서, 스포트라이트는 한국을 비추고 있다. K-문화로 마음을 훔치고, 축구공으로 유럽 강호를 무너뜨렸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더 이상 축구 변방국이 아니다. 물론 이제 막 1장을 썼을 뿐이다. 다음 페이지로 연결시키는 것은 홍명보호의 활약에 달렸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