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변한 건 없었다…‘그래비티’ 김준수,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10년이 흘러도 변한 것은 없었다. 노래와 춤, 수준급 입담과 애교까지. 긴 기다림을 넉넉히 보상해준 베테랑의 진가였다.

 

김준수가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여섯 번째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인 서울(2026 XIA 6TH ASIA TOUR CONCERT 'GRAVITY' IN SEOUL)을 개최하고 관객을 만났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이날 공연의 오프닝은 새 앨범의 수록곡 ‘비츠 노킨(Beat’s knockin)’과 ‘익스트림 러브(eXtreme Love)’가 장식했다. 김준수는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폭발적인 가창력, 여유 넘치는 무대 매너로 등장부터 환호를 이끌었다. 관객들은 첫 곡부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불과 열흘 전 발표한 신곡이지만 객석에서는 곡에 맞는 응원법과 함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의 뜨거운 호응에 감동한 김준수는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분들이 모였으니 이 공간에서만큼은 나르시시즘에 빠지고 싶다. 과할 것 같으면 조절하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여러분들의 어화둥둥 속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공연을 이끌어 가겠다”고 유쾌한 시작을 알렸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지난 2일 발표한 ‘그래비티’는 2016년 발표한 정규4집 ‘시그니처(XIGNATURE)’ 이후 10년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이다. 매년 굵직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1년을 꼬박 공들여 만든 앨범이다. 싱글, 미니앨범 등을 발표하며 가수 김준수의 색깔을 지켜왔지만, 꽉 채운 정규앨범 발표는 긴 시간 기다린 팬들에게 선물과도 같았다.

 

김준수는 “정규앨범을 10년 만에 내는 거더라. 알게 되어 깜짝 놀라기도 했고, 오랜 시간이 걸려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새 앨범의 곡들로 채워진 오랜만에 콘서트인 만큼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노래하겠다”고 약속했다. 

 

앨범명과 동명의 공연명이 의미하듯 음악과 무대, 김준수와 팬들이 서로를 중력처럼 당겨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공연이었다. 10년 만의 정규앨범 발표를 기념하며 10년 전 그 무대(KSPO DOME)에 다시 섰다. 현존하는 아이돌 그룹들에도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이곳을 3일이나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건재한 그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김준수는 “매년 브랜드 콘서트를 개최하는데, 매번 기획 때마다 ‘보러 와주실까’ 걱정을 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인기 아이돌들이 대관하는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한다니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작품의 공백도 없다 보니 매번 고민이 크다. 그래도 콘서트 할 때마다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날려 보내주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다른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매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른 곳에선 좀처럼 들어볼 수 없는 앨범 작업기와 활동기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신보를 발표한 그는 “10년 동안 뮤지컬 공연만 끊임없이 해오다 보니, 그간 음악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달려져 있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요즘은 한 곡을 열 명이 만든다. 한 명이 비트를 만들면, 한 명이 멜로디, 또 한 명은 가사를 만든다. 가사를 섞기도 하더라”며 “특히 홍보 방식이 너무 달라졌다. 요즘은 챌린지 그게 제일 미치겠더라. 그래도 트렌드에 올라타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김준수는 새 앨범 홍보의 목적으로 각종 챌린지 영상들을 공개했다. 최근 신곡을 발표하는 가수들에게 챌린지는 필수가 됐다. 각종 밈을 따라 하는 밈 챌린지부터 서로의 신곡 안무를 함께 추는 ‘챌린지 품앗이’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김준수는 “여기 오신 분들은 (영상을) 다들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중에서 귀여운 척을 한 건 내가 아니고 AI 영상이다. 보면서 AI 영상이 이렇게 발전했나 놀랐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걱정과 우려,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역시 앨범을 만들며 가장 고려한 건 팬 여러분이었다. 오랜만에 (앨범을) 내는데 내 커리어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더라”고 고백했다.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과 유행하는 음악 스타일도 동떨어져 있었다. ‘요즘 아이돌’의 곡을 만드는 히트 작곡가들에게도 곡을 받아봤지만 랩이 너무 많았다고 토로하며 “그런 곡들은 랩이 훅인데, 랩을 잘할 자신도 없었다. 여러 가지 걱정과 고민 끝에 앨범을 잘 만들어서 400곡 중에 추린 곡이다. 처음 수정 녹음을 해보고 아이디어를 더해가며 만든 앨범이라 더 의미 있다”고 했다. 노력한 만큼 성과도 따랐다. ‘그래비티’는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 약 6만3000여장을 기록하며 솔로 가수 김준수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어느덧 매 공연의 코너로 자리 잡은 ‘연령대 조사’를 통해서는 남녀노소 팬들과 함께 추억에 젖었다. 각기 다른 시기, 다양한 이유로 김준수의 팬이 되어 한 공간에 모인 이들은 자신의 청춘을 채워준 김준수에게 감사를 전해 깊은 감동을 안겼다. 김준수는 “나의 여러 모습을 보러 와주신 귀한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 노력이 느껴지셨으면 좋겠다.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앵콜을 연호하는 관객들의 외침에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그래비티’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새빨간 가죽 의상으로 강렬하게 무대로 돌아온 김준수는 2시간을 훌쩍 넘긴 러닝타임에도 지친 기색 없이 현란한 안무를 소화했다. ‘그래비티’는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자연의 법칙처럼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는 당당한 태도를 담아낸 곡. 김준수는 10여 명의 댄서와 합을 맞추며 흔들림 없는 댄스 라이브를 선보였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이 곡을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곡’이라고 표현한 그는 “듣자마자 ‘이거다’ 싶을 정도로 나를 춤추고 싶게 만든 곡이다. 앨범을 준비하며 타이틀곡이 정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가장 고심해 택했다”고 말했다. 

 

세 팀에게 받은 안무를 추려 완성본을 만들었다. 매 앨범 격렬한 안무의 타이틀곡을 선보인 그는 이번에도 ‘빡센’ 안무를 택했다. ‘그래비티’로 앵콜 무대를 연 그는 “오늘 이 무대를 위해 준비한 곡이다. 무대를 마치고 나니 안도감이 든다. 5집 앨범을 잘 냈구나 생각이 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래비티’를 비롯한 새 앨범의 수록곡, ‘락 더 월드’, ‘스물 한 번째 계절이 널 기다릴 테니까’, ‘리치’ 등 그간 사랑받아온 히트곡들의 무대도 만나볼 수 있었다. 2009년 동방신기 활동 당시 발표한 솔로 곡 ‘시아틱(Xiahtic)’의 무대도 깜짝 공개됐다. 작사, 작곡, 편곡까지 도맡은 당시의 김준수가 17년의 성숙함을 담아 선보인 의미 있는 무대였다.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가수 김준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아시아투어 '그래비티' 이 서울 공연을 열었다. 팜트리 아일랜드 제공

콘서트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사쿠란보’를 부르며 2층으로 올라와 관객들의 코앞에서 귀여운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준수는 댄서들과 함께, 관객들은 양옆의 관객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엔딩곡 ‘인크레더블(INCREDIBLE)’까지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탄탄한 라이브는 기본, 김준수와 코코넛의 끈끈한 유대를 다시금 확인한 시간이었다. 지난 23년간 함께 쌓아온 추억을 나누고,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된 정규앨범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로를 향한 변치 않는 이끌림으로 공연명 ‘그래비티’를 증명해낸 180분이었다.

 

한편, 이틀간의 공연을 마친 김준수는 오는 14일 ‘그래비티’ 인 서울의 마지막 공연을 연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투어의 본격적인 막을 올리는 그는 오는 7월 3~4일 도쿄, 7월 9~10일 오사카, 7월 17일 홍콩에서 글로벌 코코넛을 만난다. 향후 추가 개최 도시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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