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의 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왜 메시는 디에고 마라도나처럼 조국을 세계 정상으로 이끌지 못하느냐”는 케케묵은 꼬리표는 아르헨티나가 아로새긴 세 번째 별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완벽한 결말처럼 보였던 그 순간으로부터 4년이 흘렀다. 하지만 메시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39세 생일을 월드컵 무대에서 마주하는 ‘축구의 신’은 이제 아르헨티나의 2연패를 향해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고 있다.
메시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2006 독일부터 2010 남아공(이상 8강), 2014 브라질(준우승), 2018 러시아(16강) 대회를 거쳐 2022 카타르 월드컵서 우승에 닿았다. 프랑스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14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대회 최우수선수(MVP)인 골든볼도 품었다.
이번 대회 역시 이목이 집중된다. 앞선 5차례 월드컵서 통산 26경기에 출전해 13차례 골망을 흔든 메시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보유한 월드컵 통산 최다골 기록(16골) 경신에 도전한다. 4골 이상 넣을 시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될 수 있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끝 하나하나가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축구의 무게 추를 흔들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아르헨티나는 2021 코파아메리카, 2022 카타르월드컵, 2024 코파아메리카를 연달아 제패했다. 북중미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면 월드컵 2연패이자 메이저대회 4연패다. 특히 월드컵 2연패는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만 이룬 대기록이다.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조차 월드컵 우승은 한 번(1986 멕시코)뿐이었다. 메시가 조국을 다시 정상으로 이끈다면, 아르헨티나 축구사에서 그의 이름은 한층 더 특별한 의미로 남게 될 전망이다.
변수로 꼽혔던 몸 상태도 의문부호를 털어낸 듯하다. 메시는 지난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도중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교체된 바 있다. 국가대표팀에선 온두라스와 평가전에 결장하는 등 회복에 집중했다.
이내 우려를 잠재웠다. 그는 10일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 조던 헤어 스타디움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후반 25분 교체 투입됐다. 곧장 왼발 침투 패스로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직접 키커로 나서 득점까지 마무리했다. 후반 막판에는 쐐기골의 기점을 맡는 등 건재함을 알렸다.
이로써 아이슬란드를 3-0으로 꺾은 아르헨티나는 이달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의 준비 과정은 순조롭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평가전 7연승, 이 중 6경기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곁들였을 정도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J조서 알제리, 오스트리아, 요르단을 차례로 만난다. 압도적인 조 1위 후보로 평가받는다. 물론 시선은 조별리그 통과에만 머물지 않는다. 카타르서 완성한 전설 위에 또 하나의 별을 더할 수 있을까.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선 메시가 재차 정상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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