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슈] 지갑 열기 무서운 직관…한국보다 10배 비싼 美 경기장 물가에 ‘한숨’

사진=AP통신 사이먼 피치 기자 SNS 캡처
사진=AP통신 사이먼 피치 기자 SNS 캡처

 

‘입이 떡 벌어지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보러 미국으로 향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조별리그 일정에 돌입하지만, 미국 경기장 내 비싼 물가 탓에 지갑 열기가 무서울 지경이기 때문이다. 현지 경기장 물가에 익숙하지 않은 팬들은 관중을 상대로 과도한 상술을 부린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잉글랜드와 뉴질랜드 평가전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는 프리미엄 맥주 18달러(약 2만7000원), 일반 맥주 16.75달러(약 2만5000원), 무알코올 맥주 10달러(약 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칵테일은 무려 26.50달러(약 4만150원)이다. 일반 생수 한 병의 가격도 7.5달러(약 1만1300원)에 달한다.

 

이곳은 내셔널풋볼리그(NFL)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홈구장이다. 평소 이 경기장의 맥주 가격은 11달러(약 1만6000원)에서 14달러(약 2만1000원) 선이었다. 월드컵을 맞아 한 잔당 약 4달러(약 6000원)씩 인상한 셈이다. 평소 5달러(약 7500원) 안팎이던 생수 가격도 크게 올랐다. 특히 메뉴판에 세금 별도 안내 문구가 적혀 있어, 관중이 실제로 결제해야 할 금액은 표시된 가격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내부. 사진=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공식 홈페이지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내부. 사진=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공식 홈페이지 제공

 

국내 경기장 물가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도드라진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준으로 국내 맥주(740㎖)는 4500원, 수입 맥주(500㎖)는 4900원 선이다. 콜라와 이온 음료는 2300원에서 2400원 사이이며, 생수는 1100원에 판매된다. 미국 경기장의 생수 가격이 한국보다 약 10배, 맥주는 6배가량 비싸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72경기 중  52경기가 미국에서 개최된다. 현재 미국 현지 기온은 평균 30도 안팎으로 한국의 여름과 비슷하다.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큰 편이지만, 낮 경기는 무더위가 내내 이어진다. 경기 시간이 오후 12시나 3시인 경우도 많아 관중의 음료 구매는 필수적이다.

 

FIFA는 더운 날씨 속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후반 22분경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휴식)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관중들은 비싼 음료 가격 때문에 수분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다. 한 잉글랜드 축구 팬은 “이런 날씨에 물 한 병이 1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월드컵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욕 인근 뉴저지의 교통 당국은 평소 12.9달러(약 2만1000원) 수준의 왕복 열차 요금을 월드컵 기간 무려 10배가 넘는 150달러(약 22만7000원)로 올렸다가 시민의 반발을 샀다. 105달러(15만8000원)로 조정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월드컵 분위기도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뉴욕의 경우 오히려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로 뜨겁다. 뉴욕 닉스가 27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맨해튼 전체가 닉스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로 가득하다. 타임스퀘어는 물론 각지 스포츠 바에서도 월드컵보다는 뉴욕 닉스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티켓 판매도 부진하다. 오는 12일 LA에서 열리는 미국 축구대표팀의 개막전조차 2200여석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좌석들의 최저가는 1940달러(약 300만원)에 이른다. 비싼 티켓 가격에 판매를 포기하는 팬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뉴욕 닉스의 파이널 티켓은 최고가 17만6000달러(약 2억6000만원)에 판매된 바 있다.



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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