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월드컵 실전 모드다. 아직은 부족한 2%, 어떻게 채울지에 홍명보호의 운명이 걸려있다.
홍명보호는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서 치른 2연전을 모두 승리로 마쳤다. 결과는 챙겼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는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고, 수비에서는 뒷공간을 쉽게 내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의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를 상대로도 약점이 드러난 만큼 본선을 앞두고 보완이 절실하다. 본선 무대서 만날 상대들은 훨씬 위협적이다. 홍명보호가 현재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강호들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남은 시간은 일주일,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세밀함
대표팀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티키타카’가 이뤄져야 할 장면에서도 패스가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4일 열린 엘살바도르전에서도 잦은 패스 미스와 터치 미스가 나왔다. 초반부터 불안했다. 전반 2분 이재성(마인츠)의 실수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내줄 뻔했다. 이후에도 강한 압박이 들어오자 전방으로 공을 연결하지 못했다. 동시에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고, 공격 전개가 끊겼다.
수비 뒷공간 관리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노출됐던 약점이 그대로 반복됐다. 당시 조유민(샤르자·소집 해제)은 전반 33분 드리블 과정에서 공을 빼앗기며 상대에게 일대일 기회를 허용했다. 엘살바도르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전반 1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패스 연결이 끊기자 상대는 단 세 번의 패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전반 32분에는 이태석(빈)이 전진한 틈을 노린 침투 패스 한 번으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문제는 이런 실수들이 약팀을 상대로 반복됐다는 점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들은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스리백 시스템에서 윙백의 공격 가담은 중요하지만, 공격이 끝난 뒤 빠르게 복귀해 수비 균형을 유지하는 것 역시 필수다. 후반 투입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뛰었을 땐 비교적 빠른 수비 전환이 이뤄졌다. 물론 손흥민(LAFC), 이강인(PSG) 중심의 공격 전개로 상대 진영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결국 공격 과정에서의 세밀한 패스 연결과 수비 전환 시 뒷공간 관리가 홍명보호의 과제로 남는다.
◆유연함
홍명보호가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유연한 전술 운영이 필요하다. 손흥민은 이견 없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이다. 이번 2연전에서도 그라운드를 밟아 공격을 이끌었다. 다만 각각 다른 포지션으로 출전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반면 엘살바도르전에서는 후반 18분 오현규(베식타시)와 함께 교체 투입돼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오른쪽에서 뛰던 이강인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본선 첫 상대인 체코를 고려하면 손흥민 활용법은 더욱 중요해진다. 체코는 평균 신장 185.7㎝로, 장신 선수들이 많아 제공권이 강점이다. 수비진 역시 높이가 뛰어나다. 반면 기동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뒷공간 노출이 잦다는 평가를 받는다. 체코의 장신 수비진과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 뒷공간을 공략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손흥민의 장점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침투와 뛰어난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손흥민의 역할에 따라 이강인의 활용도도 달라질 수 있다. 이강인은 이날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교체 출전한 뒤 공격 흐름을 바꿨다. 답답했던 중원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했다. 후반 38분에는 둘의 시너지가 돋보였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에게 수비가 순간적으로 몰렸고, 그는 곧바로 옆 공간으로 움직이던 이강인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이강인은 지체 없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홍명보호의 창도 변한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배치된다면 이강인은 넓은 시야와 창의적인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반대로 손흥민이 2선에서 움직인다면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어낸 뒤 생긴 공간을 활용해 이강인이 직접 마무리하는 그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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