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시계가 다시 움직인다. 기다림 끝에 우승 갈증을 해소한 박민지가 이번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새 역사를 바라본다.
2026시즌 KLPGA투어 11번째 대회인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가 5일부터 7일까지 강원 원주의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6615야드)에서 열린다. 총상금은 15억원으로, 올 시즌 KLPGA투어 최고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화려한 우승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가장 큰 시선은 역시 직전 대회서 정상에 오른 박민지에게 향한다.
박민지는 지난달 31일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5타 차를 뒤집는 역전 우승을 일궜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써냈고, 약 1년11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동시에 통산 20승째를 마크해 고 구옥희, 신지애와 함께 KLPGA 통산 최다승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때 ‘또민지’라는 별명과 함께 한국 여자골프를 호령했다. 2017년 19세 나이로 정규투어에 데뷔, 두 경기만에 첫 승을 올린 뒤 승수를 꾸준하게 수확했다. 특히 3관왕(대상·상금·다승왕)에 오른 2021년과 다승·상금왕을 작성했던 2022년을 빼놓을 수 없을 터. 두 시즌 연속 6승씩 쓸어담는 등 슈퍼스타 면모를 번뜩인 바 있다.
정상에 도달한 이때 아픔이 찾아왔다. 삼차 신경통이라는 희소 질환 속 극식한 안면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여기에 골프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스트레스가 더 괴로웠을 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2년 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서 우승, KLPGA투어 사상 최초 단일 대회 4연패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지난해 무관에 그치는 등 기복이 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는다. 전성기 때보다 더 단단하다. 박민지는 MBN 여자오픈 우승 뒤 “우승이 올 때를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손을 뻗어 당겨와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선 “전성기 때 독기 어린 집중력이 돌아왔다”는 말을 건넸을 정도다.
이 기세를 몰아 곧장 다음 기록을 향해 눈빛을 번뜩인다. 만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서 우승할 시 KLPGA 최초 통산 21승 고지를 밟는다. 통산 상금 1위(68억378만5000원)에 올라 있는 박민지가 첫 70억원 시대를 열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에 달한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서 일군 좋은 기억들을 떠올릴 법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네 차례 정상에 올랐고, 이 대회 역대 최소타와 최연소 우승, 최다 우승 기록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공동 40위에 그치며 단일 대회 5연패 도전에 고배를 마셨지만, 다시 심기일전해 티잉 그라운드 앞에 선다. 이번 대회엔 KLPGA 역대 최다 우승(21회) 기록, 동일 대회 최다 우승(5회)이 한꺼번에 걸려 있다.
물론 경쟁이 만만치 않다. 아직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다승을 거둔 선수는 없다. 그만큼 우승 경쟁이 촘촘했다는 의미다. 박민지를 비롯해 방신실, 이예원, 김민선, 임진영 등이 2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
성문안 공략이 관건이다. 겉보기보다 페어웨이 공략 폭이 좁고, 러프의 밀도는 깊은 코스라는 평가다. 티 샷의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 핀 위치 역시 페어웨이를 지킨 선수에게 보상이 돌아가도록 세팅될 예정이다. 박민지도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명확한 코스”라며 영리한 플레이를 강조했다.
우승 본능을 다시 일깨운 박민지가 ‘텃밭’ 무대로 돌아왔다. 시즌 첫 다승 신고와 동시에 KLPGA 역대 최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사흘간의 승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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