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각자의 꿈을 등에 달고 북중미 월드컵으로 전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일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48개국 대표팀의 선수 명단과 등번호를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26인의 등번호도 공개됐다.
가장 눈에 띄는 번호는 공격수 오현규(베식타시)의 18번이다. 오현규는 4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27번째 태극전사’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훈련 파트너로 대표팀과 동행했다. 등번호도 받지 못한 채 선배들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리곤 다짐했다. 공책에 ‘18’이라는 숫자를 쓰면서 언젠가 이 번호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비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마침내 이번 월드컵서 오현규의 꿈은 현실이 됐다.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다. 18번은 황선홍, 이동국 등 한 시대를 대표했던 최전방 공격수들이 달았던 번호다. 이들을 선망하던 ‘꿈나무’ 오현규는 이제 18번을 등에 새기고 북중미로 향한다. 노력의 결과다. 오현규는 2023년 1월 스코틀랜드의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벨기에 헹크를 거쳐 올해 초 튀르키예 리그 베식타시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리그 13경기에 출전해 6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좋은 흐름을 월드컵 무대서 18번을 달고 잇겠다는 각오다.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한 선택도 있었다. 바로 수비수 조위제(전북)의 14번이다. 조위제는 조유민(샤르자)의 대체 발탁으로 합류했다. 조유민은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오른 발바닥 부상을 입었다. 전치 8주 진단을 받아 낙마했다. 이에 훈련 파트너로 대표팀과 동행 중이던 조위제가 대체자로 낙점됐다.
조위제의 축구 인생은 1년 만에 뒤바뀌었다. 2022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에 데뷔해 4시즌 동안 뛰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1 전북으로 이적했고, 월드컵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선배 조유민 이탈로 합류한 만큼 마냥 기뻐할 수가 없다. 대신 조유민의 공백을 확실하게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그 증표가 등번호 ‘14’다. 당초 조유민이 달던 14번을 등에 새기고, 좋은 경기력으로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각오했다.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은 아버지의 뒤를 쫓아 달린다. 국가대표 출신 이을용 전 경남FC 감독의 장남이다. 이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13번을 달고 1골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기적과도 같은 4강 신화를 썼다. 이태석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려 한국 역대 2호 ‘부자 국가대표’가 됐다. 아버지의 13번을 등에 새기고 월드컵에 나선다. 아버지가 전설적인 활약을 펼쳤던 무대, 이제는 아들이 활약하겠다고 다짐한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LAFC)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7번을 달고 생애 4번째 월드컵에 출격한다. 에이스 이강인(PSG)은 소속팀에서와 같은 19번, 김민재(뮌헨)는 카타르 월드컵 때와 같은 4번을 달고 뛴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은 6번, 황희찬(울버햄튼)은 11번, 이재성(마인츠)은 10번을 달았다. 한국의 첫 해외 태생 귀화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헤글라트바흐)는 23번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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