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김태균이 지켰던 자리… KBO 1루, 이젠 외인 독무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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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루의 무게추가 외국인 타자 쪽으로 속절없이 기울고 있다.

 

한때 팀에서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해결사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1루수를 떠올렸을 터. 마치 토종 빅뱃들의 자존심과도 같았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필두로 이대호와 김태균이 각 팀 중심타선을 지켰고, 박병호와 오재일 등이 계보를 이어갔다. 문제는 그 이후 새 주춧돌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6시즌 KBO리그 1루 지형은 이 변화를 보여준다. 1일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1루수는 5명뿐이다. 이 중 국내 선수는 베테랑 김현수(KT)와 최주환(키움) 둘이다. 눈높이를 낮춰 100타석 이상 소화한 1루수 중 OPS(출루율+장타율) 0.8 이상 기록한 국내 선수는 7명 중 김태연(한화·0.870) 한 명에 불과하다.

 

1루 수비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10개 구단 통틀어 16명이나 된다. 1루를 기본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멀티포지션 선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붙박이 주전 자원을 찾기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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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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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최상단은 외국인 타자들이 차지했다. 오스틴 딘(LG)과 르윈 디아즈(삼성)가 대표적이다. 오스틴은 OPS 1위(1.020), 홈런 공동 2위(13개)에 올라 LG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홈런왕(50개)을 차지했던 디아즈도 8홈런(10위), 39타점(7위)으로 사자군단 방망이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두 선수는 KBO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도 각각 나눔·드림 올스타 1루수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사실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루수 포지션 역시 외국인 타자들이 장악했다. 2025시즌 1루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상위 넷은 디아즈, 오스틴, 패트릭 위즈덤(전 KIA), 맷 데이비슨(NC)이었다.

 

국내 1루수 풀이 예전만큼 두껍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1루 기근 현상’이라고 콕 짚은 뒤 “대표팀조차 전문 1루수가 아닌 3루수 자원 문보경(LG), 노시환(한화) 등이 1루를 맡았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리그 전반에 부진과 부상이 고루 겹친 영향이 뼈아프다. 2년 전 34홈런, 107타점을 때려냈던 양석환(두산)은 지난해 8홈런, 31타점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7경기서 1홈런 OPS 0.533에 그쳐 지난달 4일 퓨처스팀(2군)으로 내려갔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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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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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1루 거포 채은성(한화)은 5월6일 좌측 쇄골 만성 염좌 소견으로 1군에서 빠져 재활 중이다.

 

치고 올라오던 기대주도 시즌 초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고명준(SSG)은 2024시즌(11홈런), 2025시즌(17홈런)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올해는 시범경기 홈런왕까지 차지하며 출발이 좋았다. 17경기서 타율 0.365 및 4홈런으로 SSG 타선 중심에 선 것. 그러나 4월 중순 왼쪽 손목을 다쳐 이탈했고, 현재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김태연의 분전이 그나마 반갑다. 채은성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그는 44경기에 출전, 3할 타율(0.324)을 써냈다. 지난달 28일 창원 NC전에선 홀로 3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존재감을 키웠다.

 

외국인 타자들의 강세는 분명하다. 반면 국내 타자들이 부침을 거듭하며 확실한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끊어진 듯 보이는 국내 1루수 계보가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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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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