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전지현은 왜 '군체'를 택했나?

-진화하는 좀비, 연상호 감독의 확고한 세계관에 끌려
-"한국 배우로서 한국 작품에 집중할 것"

배우 전지현이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선택은 옳았다. 영화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며 일찌감치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흥행 속도도 심상치 않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30일 개봉 10일 만에 손익분기점(300만명)을 넘었다. 

 

사진 설명= 배우 전지현이 영화 군체에서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 리더인 권세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은 “군체만의 신선한 설정과 시나리오의 빠른 서사에 이끌렸다”라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진 설명= 배우 전지현이 영화 군체에서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 리더인 권세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은 “군체만의 신선한 설정과 시나리오의 빠른 서사에 이끌렸다”라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새로운 좀비 세계관·메시지에 매료

 

2일 전지현은 “예전의 좀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통제 불능의 상태였다면 군체 속 좀비들은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응집된 상태로 움직인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다”라며 “현대인들이 스스로 사유하지 않고 AI에게 자신의 생각을 통째로 양도해 나가는 모습들을 담았더라. 감독님의 재치 있는 경고 메시지가 좋았다”라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연 감독의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이미 마음의 결정을 어느 정도 내렸던 전지현은 “감독님과 꼭 한번 작업해 보고 싶었다. 감독님의 작품들을 다 봤고, 저런 역할은 제가 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의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마음의 결정을 어느 정도 하고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쉽게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와 촬영장에서 느낀 속도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지현은 “감독님은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중시하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서사가 빠르고 한눈팔 새가 없었다. 시나리오 자체도 금방 읽었지만 실제 영화를 볼 때도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는 평이 많더라”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장에 대해서는 “더 놀랐던 지점은 첫날 첫 신부터 곧바로 좀비가 등장했다는 거다. 막상 현장에서 첫날 첫 신에 좀비가 나오는 걸 보니까 전개가 이렇게까지 빨랐나 싶어 새삼 놀라기도 했다”라고 촬영 당시의 신선한 충격을 표현했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안내자 권세정

 

전지현은 극 중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들을 이끄는 리더 권세정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다. 전지현은 “가장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잘 드러내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권세정이라는 역할이 특별한 인물로 보이기보다는 관객이 곧 권세정인 것처럼 보이게끔 하는 게 목표였다”라고 강조했다.

 

인물의 매력과 역할에 대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본인이 가진 지식으로 상황을 헤쳐 나가고 설명하려 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며 “권세정은 중심을 잃지 않고 본인이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그 부분에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했고 관객들이 그 감정을 따라와 주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해석을 내놓았다.

 

‘실제 전지현은 어떤 성격이냐’는 질문에는 “저도 권세정처럼 억울한 상황에 놓이는 걸 못 보긴 한다. 못 참지. 그럼에도 ‘권세정은 과하게 의로운 것 아닌가’ 생각을 했다”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짓는다.

 

◆군체, 제2의 주인공은 좀비

 

촬영 현장에서 직접 몸을 부딪치며 만난 좀비 배우들의 연기도 큰 자극이 됐다. 좀비 장르는 과거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2021)을 통해 이미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었다. 전지현은 “체력은 늘 준비돼 있는 상태다. 좀비 장르는 아신전을 하면서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다. 당시에도 킹덤을 모두가 재미있게 봤을 때였잖나. 그래서 내가 그 세계관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흥분된 상태였다. 그때는 좀비 배우들을 만나면 사진도 찍고 그랬다”라고 회상했다.

 

이번 군체에서 만난 좀비 배우들에 대해서는 “감독님 말씀으로는 현대무용을 하는 친구들, 조금 더 체계적인 연기를 하는 분들과 함께 작업했다고 하셨는데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보는 좀비들의 연기가 굉장히 경이로웠다. 신체를 그렇게 활용하고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배울 점도 많았고 현장에서 실제로 태도도 달랐고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도 달랐다.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신선했다”라고 극찬했다.

 

반면 좀비에 비해 인간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다는 관람객의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좀비 영화니까 좀비가 두드러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좀버지’(좀비의 아버지)로 불리는 연상호 감독님이 보여줘야 하는 게 있지 않나. 좀비가 부각되는 게 저는 맞다고 봤다. 캐릭터의 서사가 생략된 부분도 있겠지만, 어떤 것을 택하면 어떤 것은 포기해야 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설명= 배우 전지현이 영화 군체에서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 리더인 권세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은 “군체만의 신선한 설정과 시나리오의 빠른 서사에 이끌렸다”라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진 설명= 배우 전지현이 영화 군체에서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 리더인 권세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은 “군체만의 신선한 설정과 시나리오의 빠른 서사에 이끌렸다”라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동기부여 제대로 된 칸 영화제

 

군체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전지현은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과거 브랜드 앰배서더나 해외 일정으로 칸을 찾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오롯이 자신들의 작품과 팀을 위해 마련된 레드카펫을 밟았다. 전지현은 “칸은 영화인들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도시 전체가 파티 분위기였기 때문에 매일매일 약간 흥분된 상태로 지냈다. 이런 기분을 받쳐주는 칸의 날씨와 그 모든 바이브가 잊히지 않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에 가보니까 그동안 갔던 칸은 칸이 아니었더라. 레드카펫을 밟아보니까 오롯이 우리만을 위한 자리였고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라며 “칸이 최종 목표는 절대 아니지만 자주 가고 싶다는 욕심은 생기더라. 기분 좋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라고 영화 출연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한국 배우로서 한국 작품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확고한 신념도 피력했다. 전지현은 “예전에는 기회가 된다면 해외 작품에 도전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근데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K-콘텐츠의 입지나 위상이 달라졌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시기가 왔다. 그래서 저는 한국 배우로서 한국 작품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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