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형의 동안 레시피] 고난도 거상의 세계(4) : 안면거상 재수술

“한 번 더 수술해도 괜찮을까요.”

 

안면거상 재수술 상담에서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이다. 이미 한 번 수술을 받았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세월이 흐르며 다시 처짐이 찾아와 재수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던지는 가장 정직한 마음의 표현이다.

 

어떤 분은 첫 수술 후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두꺼운 흉터와 변형된 귓불을 안고 오시고, 어떤 분은 10년 이상 지나 다시 자연스럽게 무너진 윤곽을 정리하고 싶어 오신다. 또다시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그래도 다시 한번 자연스러운 인상을 되찾고 싶다는 바람이 함께 묻어 있는 상담들이다.

 

거상 재수술은 고난도 거상 시리즈의 마지막 단계이자, 정점이다. 앞선 회차들에서 다룬 변수들이 한 얼굴에 종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첫 수술과 같은 원리로 접근하되, 이전 수술이 남긴 흔적과 세월의 추가 처짐을 동시에 풀어내야 하는, 가장 섬세한 판단이 요구되는 수술이다.

◆왜 재수술은 첫 수술과 완전히 다른가

 

재수술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갈래는 이전 수술의 결과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해 비교적 빠른 시점에 재수술을 결심하신 분들이다. 절개선 주변의 두껍고 거친 흉터, 뺨 쪽으로 끌려 내려와 얼굴에 붙어버린 귓불,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그대로 돌아온 처짐 등 다양한 형태의 변형이 남아 있다.

 

두 번째 갈래는 첫 수술의 결과에는 만족했지만 10년 이상 세월이 흐르며 다시 자연스럽게 처짐이 진행돼 찾아오시는 분들이다. 두 갈래는 시점과 양상이 다르지만, 재수술의 본질적인 어려움은 똑같이 공유한다. 이전 수술이 얼굴의 해부학적 구조에 남긴 변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첫 수술에서는 얼굴의 본래 해부학적 층을 따라 박리하며 들어간다. 피부와 스마스층, 그 아래의 깊은 층이 서로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경계를 따라가는 작업이다.

 

그런데 한 번 수술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이 경계가 흉터 조직으로 엉겨 붙어 있어 정상적인 박리가 어렵다. 게다가 이전 수술에서 박리와 재배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피부만 과도하게 절제한 경우, 스마스층은 본래의 위치를 벗어나 잘못된 방향으로 고정돼 있거나 군데군데 얇아져 있기도 하다.

 

첫 수술에서는 거상의 핵심 구조였던 스마스층 자체가, 재수술에서는 정리하고 복원해야 할 대상이 되는 셈이다.

 

◆거상 재수술이 풀어야 할 세 가지 난제

 

첫 번째 난제는 흉터와 유착이다. 절개선을 따라 두껍고 거친 흉터가 남아 있는 경우, 이를 제거하거나 정교하게 다듬어 새로운 절개선이 깔끔하게 자리잡도록 설계해야 한다.

 

피부 아래에서는 부드럽게 미끄러져야 할 조직들이 흉터로 엉겨 붙어 있어, 박리하는 동안 매 순간 정상 경계를 새로 찾아내야 한다. 윤곽·양악 후 거상에서 다룬 유착과 비슷한 어려움이 있지만, 재수술에서는 절개선과 피부면 자체가 이미 변형되어 있다는 점이 추가된다.

 

두 번째 난제는 스마스층의 약화다. 이전 수술에서 스마스층이 충분히 박리되고 적절한 방향으로 재배치되었다면 시간이 지나도 그 견고함은 어느 정도 유지된다. 그러나 박리와 고정이 부족한 채 무리한 조작이 가해졌거나 부적절한 방향으로 당겨진 경우, 스마스층은 점차 얇아지고 본래의 장력을 잃는다.

 

거상의 핵심은 박리한 스마스층을 위쪽으로 당겨 단단히 고정해 처진 조직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반면 이 층 자체가 약해져 있으면 아무리 당겨도 충분한 힘을 받지 못한다. 재수술에서는 약화된 스마스층을 조심스럽게 다듬고 다시 견고한 고정점을 만들어 주는 복원 작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세 번째 난제는 변형된 귓불, 흔히 ‘칼귀’라 부르는 변형이다. 본래 둥글고 자연스럽게 떨어져야 할 귓불이 뺨 쪽으로 뾰족하게 끌려 내려와 얼굴에 직접 붙어버린 형태다.

 

칼귀가 생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깊은 층의 스마스를 충분히 박리하고 적절한 방향으로 재배치하지 않은 채, 겉피부만 과도하게 절제해 봉합했기 때문이다. 봉합부에 무리한 장력이 걸리면 그 힘이 귓불을 아래로 끌어내리며 변형이 만들어진다. 수술이 제대로 시행된 경우라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칼귀가 심하게 생기지는 않는다.

 

즉, 칼귀는 거의 술기의 문제다. 그래서 교정도 분명하다. 귓불 모양만 다듬어 꿰매는 부분적인 수정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깊은 층의 스마스를 다시 충분히 끌어올려 귓불 주변 피부에서 장력을 완전히 풀어주어야 본래의 자연스러운 위치로 돌아간다.

 

◆거상 재수술의 두 가지 원칙

 

첫 번째는 이전 수술이 남긴 흔적을 정확히 읽어내고, 그 위에서 새로운 설계도를 그리는 일이다. 흉터의 분포와 깊이, 박리가 이루어진 범위, 스마스층의 상태와 고정 방향, 귓불을 비롯한 절개선 주변의 변형 정도를 촉진과 시진으로 세밀하게 확인한다.

 

재수술은 첫 수술처럼 정해진 표준 술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이전 수술이 남긴 구조 위에서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다시 만들지, 어디까지 박리하고 어디는 그대로 둘지를 환자마다 완전히 새로 설계해야 한다. 이 진단과 설계 단계가 재수술 결과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

 

두 번째는 흉터·스마스·칼귀라는 세 가지 변형을 한 호흡으로 통합해 풀어내는 것이다. 흉터만 잘라내서는 칼귀가 교정되지 않고, 칼귀만 다듬어서는 처진 윤곽이 살아나지 않으며, 처진 조직만 끌어올려서는 약화된 스마스층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

 

조심스럽게 박리하며 엉킨 흉터를 정리하고, 약해진 스마스층을 정교하게 다듬어 새로운 고정점을 만들고, 그 위에서 깊은 층을 충분히 끌어올려 귓불 주변의 피부 장력까지 완전히 풀어주는 이 모든 과정이 한 수술 안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전 수술의 흔적과 세월의 처짐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그 매듭을 푸는 과정도 한 호흡으로 매끄럽게 이어질 때 비로소 가장 자연스러운 결과가 만들어진다.

 

◆거상 재수술, 다시 자연스러운 나로 돌아가는 길

 

거상 재수술 상담은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하는 자리다. 이번에는 정말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과, 또다시 실패하면 어떡하나 하는 깊은 두려움이다. 그 두 마음을 모두 안고 오신 분들에게 진료실에서 드리는 답은 한결같다.

 

이전 수술의 흔적을 정확히 읽어내고, 그 한계 위에서도 환자에게 맞는 새로운 설계를 그려낼 수 있다면 자연스러운 복원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이전 수술이 남긴 무거운 흉터를 풀어내고, 약해진 스마스층을 다시 견고하게 세우며, 억지로 당겨져 변형된 귓불을 본래의 편안한 자리로 되돌려 놓는 정교한 복원의 과정. 그것이 고난도 거상 시리즈의 마지막 장이자, 잃어버렸던 자연스러운 웃음을 되찾아 드리는 가장 정직한 동안 레시피다.

 

안건형 리아성형외과 대표원장(성형외과 전문의)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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