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표심 호소하더니 검증대엔 빈칸… 돔구장 공약의 허실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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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겠다’는 말만 또렷하게 하고, ‘어떻게’는 흐릿하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 스포츠계 핫이슈는 돔구장 건설 공약이다. 지역 현안을 단숨에 풀어낼 ‘만능 열쇠’처럼 쓰이는 중이다. 프로스포츠 구단을 유치하고, 대형 공연을 열고, 유동인구와 소비를 늘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설명이 붙는다.

 

여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청사진이 쏟아진 배경이다. 그러나 장밋빛 구호와 달리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은 적지 않다. 사업비와 재원, 부지, 운영 계획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채 유권자의 기대감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새 돔구장을 짓기 위해서는 적게는 5000억원, 많게는 1조원이 훌쩍 넘는 사업비가 필요하다. 3년 전 일본 홋카이도에 문을 연 개폐식 돔구장 에스콘필드에는 600억엔(약 5689억원)이 투입됐다.

 

2015년 개장한 서울 고척스카이돔도 총사업비가 약 27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11년 전 기준으로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던 만큼, 지금 새 돔구장을 추진하려면 물가와 건설비 상승, 운영비 부담까지 반영한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몇몇 후보들은 이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사진=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SNS 캡처
사진=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SNS 캡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최근 SNS에 사직구장 방문 사진을 올리며 “북항 돔구장 시대를 열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공약질의서 답변을 보면, 전 후보의 10대 핵심공약과 공약가계부에서 돔구장 또는 야구장 건설 관련 항목은 확인되지 않는다.

 

지역문화 활성화 답변서 프로야구 11구단 유치와 복합 돔구장 건설을 언급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도 마찬가지다. 대신 파크골프장 유치를 9순위로 꼽았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돔구장 건설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대형 프로젝트”라며 “후보자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지역의 미래 인프라처럼 강조하고 있지만, 부지와 재원, 일정, 우선순위 등 구체적 내용은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12월29일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충북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청주 오송 돔구장 건립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12월29일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충북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청주 오송 돔구장 건립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충북도 제공


공약서도 주먹구구식이다.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는 ‘천안·아산 돔 아레나 및 복합문화시설 건립’을 1순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예산 추계는 1조원, 이행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로 적었다. 하지만 재원 조달 방안은 “국비, 도비, 시비 및 민간자본 유치”라는 한 줄에 그쳤다.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도 ‘돔구장 건설 및 프로야구 퓨처스 야구단 창단’을 7순위 공약으로 올렸지만, 예산 추계는 공란이었다. 재원 조달 방안을 두고는 “지방비 및 민자” 여섯 글자만 기입해 뒀다.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재정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구체적인 연구와 함께 유권자가 판단 가능한 정보가 충분히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구강본 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역시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또 일시적으로 소비되는 측면이 우려스럽다”며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주면 정치적 이익을 볼 수 있으니 비슷한 공약이 계속 쏟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도쿄돔이나 싱가포르돔처럼 365일 돌아가는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이 부분에서 물음표가 남는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돔 건설을) 추진하면 적자 폭을 키우고 예산 낭비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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