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관리, 식단만 믿어선 안 돼… 증상별 치료 선택해야

“생리통이 원래 심하고 생리양이 많은 것도 체질이라 여겼어요.”

 

생리 문제를 ‘치료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덩어리혈이 크게 늘어나고, 아랫배가 묵직해지며, 빈혈 때문에 일상생활마저 힘들다고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 이르면 생리 문제를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여겨서는 안 된다. ‘자궁근종’을 비롯한 자궁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표 여성질환이다. 자궁근종으로 진료를 받는 여성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같은 자궁근종이라도 위치와 크기, 개수, 임신 계획 여부에 따라 증상과 치료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정밀한 검사와 치료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남소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자궁근종 여성들이 알아야 할 식습관과 진단, 치료 방법을 알아봤다.

◆자궁근종 식단, 어떻게 챙겨야 할까

 

자궁근종 환자는 생리과다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생리량이 많아질수록 철분 손실이 커지고 빈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철분과 단백질 섭취를 신경 써야 한다.

 

대표적으로 소고기, 달걀, 두부, 조개류, 콩류, 시금치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시금치 같은 식물성 철분은 흡수율이 낮은 편이어서 귤, 키위, 파프리카처럼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삶은 달걀과 과일, 점심에는 단백질 중심 식사, 저녁에는 채소와 생선을 곁들이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염증 관리 측면에서는 등푸른생선, 견과류, 올리브오일, 브로콜리·양배추 같은 채소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만성 염증과 호르몬 환경 변화가 여성 건강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이어지면서 식습관 관리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반면 당류, 초가공식품, 잦은 음주, 포화지방 위주의 식단은 체중 증가와 전신 염증 반응 측면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남소현 원장은 “자궁근종을 음식만으로 없앨 수는 없지만, 증상 관리와 몸 상태 유지에는 식습관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생리량 증가로 빈혈이 동반된 여성은 무리한 다이어트보다 철분·단백질 보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식품을 무조건 챙기기보다 현재 근종 상태와 생리 양상, 빈혈 여부를 함께 고려해 식단을 조절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생리통 심해졌다면 그냥 넘기지 말아야

 

자궁근종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실제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증상이 시작됐는데도 ‘원래 생리통이 심한 편’이라고 여기며 오랜 기간 방치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신호로는 ▲생리과다 ▲생리 덩어리혈 증가 ▲심한 생리통 ▲아랫배 압박감 ▲빈뇨 ▲허리 통증 ▲빈혈·어지럼증 등이 꼽힌다.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반복되는 착상 실패나 난임 검사 과정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기본 진단은 초음파 검사로 시작한다. 자궁 내부 상태와 근종 크기,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근종 개수가 많거나 자궁 안쪽 깊숙이 위치한 경우, 향후 임신 계획이 있다면 골반 MRI와 같은 정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남소현 원장은 “같은 크기의 자궁근종이라도 자궁 안쪽에 위치했는지, 바깥쪽인지에 따라 증상과 치료 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출산 계획이 있다면 단순히 크기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정밀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몸 상태에 맞는 적정 치료 선택해야

 

과거에는 자궁근종 치료가 개복수술이나 자궁적출 중심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궁을 보존하면서 증상을 개선하려는 여성들이 늘면서 치료 선택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출산 계획이 있는 여성이라면 치료 방식 선택이 더욱 중요하다. 치료 효과뿐 아니라 자궁 보존 여부, 회복 기간, 근종 위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의 근본 치료는 수술 치료다. 과거의 개복수술보다는 복강경수술, 로봇수술로 진화해 회복 속도가 훨씬 빠르고 수술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개수가 많아 일일이 수술로 제거하기 까다로운 경우 증상 완화 목적으로 자궁동맥 색전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혈관을 통해 근종으로 가는 혈류를 색전물질로 차단해 크기를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다.

 

남소현 원장은 “좋은 치료는 유행하는 치료가 아니라 환자에게 맞는 치료”라며 “근종 위치와 증상, 자궁 보존 필요성, 임신 계획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크지 않은 작은 근종은 경과 관찰을 하기도 하지만, 생리량 증가나 통증, 빈혈이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치료 시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흔하다고 해서 참는 것이 답인 질환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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