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절 겁냈으면 좋겠어요” 마무리 WAR 1위 성영탁이 꿈꾸는 9회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마운드 위 두려운 존재가 되겠습니다!”

 

정상급 마무리는 등판 전부터 상대를 의식하게 만든다. 불펜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경기장의 공기부터 얼어붙는다. KIA 우완 성영탁이 그리고 있는 모습도 그렇다. “팀 동료들에게는 ‘막아줄 것’이라는 신뢰를, 상대 팀엔 ‘한 점 더 냈어야 했는데’ 생각을 심어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다.

 

말뿐인 목표는 아니다. 성영탁은 30일까지 올 시즌 19경기서 1승 무패 3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 중이다. 22⅓이닝 동안 피홈런은 하나도 없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12다. 스탯티즈 기준 현시점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가운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0.99로 1위에도 올라 있다.

 

처음부터 크게 주목받은 투수는 아니었다. 성영탁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6순위 출신이다. 2년 차였던 지난해 1군 45경기서 7홀드, 평균자책점 1.55를 마크하며 필승조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는 세이브 상황까지 책임진다.

 

한 해 전 1군 데뷔 순간을 “꿈 같았다”고 돌아본 그는 이젠 달라진 위치를 허투루 받아들이지 않는다. 성영탁은 “마무리라는 자리는 더 큰 책임감과 집중력을 가지고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주무기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성영탁은 지저분하게 움직이는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적극 활용한다. 특히 고교 시절 던지지 않았던 커터를 프로 입단 후 꾸준히 다듬었다.

 

현역 시절 커터를 앞세웠던 손승락 KIA 수석코치의 조언 역시 힘이 됐다. 성영탁은 “2년 전 당시 2군 감독이셨던 손 코치님께 커터 관련 노하우를 많이 여쭤본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투심 평균 구속이 시속 145㎞까지 올라오면서 커터의 힘과 각도도 함께 살아났다. 성영탁은 “스피드가 올라오다 보니 커터 각도도 커지고, 체인지업도 장착하면서 타자들이 대비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 5.16개였던 수치는 올해 8.46개로 껑충 뛰었을 정도다. 9이닝당 볼넷은 2.24개에서 2.42개로 2점대를 유지했다. 좋았던 제구를 유지하면서도 헛스윙을 끌어내는 힘까지 붙은 것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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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를 처음으로 맡게 됐다. 속도 조절도 필요할 터. 실제로 성영탁은 언제든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지만,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는 고개를 저은다.

 

선수 본인은 올 시즌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3연투 가능성을 두고 “항상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절대 안 된다고 하신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의욕이 앞설 때마다 잘 억제해주시는 듯싶다”고  덧붙였다.

 

급작스럽게 맡은 마무리 보직이지만, 성영탁은 이 무게를 받아들이는 중이다. 그는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할 뿐이다. 주춤하면 언제든 내려올 수 있는 자리다. 그런 부분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마무리 정해영에게도 꾸준히 조언을 구한다. “처음 마무리를 맡게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궁금할 때마다 찾아간다. 요즘 우리 둘의 대화는 주로 ‘같이 잘해서 좋은 경쟁을 하자’는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했다.

 

주어진 자리를 붙잡기 위해, 또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매 경기 다시 증명해야 한다. 성영탁이 KIA의 9회를 자신의 색깔로 물들여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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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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