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이 늦게 터져도 이른바 ‘대화’가 된다. 심지어 불펜마저 어깨가 한결 가볍다. 프로야구 KIA가 ‘선발야구’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KIA는 지난 22일 광주 SSG전부터 28일 고척 키움전까지 6연승을 달렸다. 정규리그 승률도 0.511에서 0.560까지 뛰었다. 이 출발점은 단연 마운드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선발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 6경기서 KIA 선발투수들은 모두 최소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황동하(2경기)와 양현종, 애덤 올러, 김태형, 제임스 네일이 총합 35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27을 마크한 것. 같은 기간 10개 구단 선발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4차례 나왔다.
효율도 돋보였다. KIA 선발진은 이 기간 경기당 평균 80.2구로 5⅔이닝을 소화했다. 이닝당 투구 수는 13.6개에 불과했다. 적게 던지고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마운드 위를 길게 지켰다.
이 시기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0.71, 피홈런은 단 1개, 볼넷은 4개뿐이었다. 반면 삼진은 35개를 잡았다. 6연승서 선발 투수들이 보여준 안정감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출발점에 선 건 황동하였다. 22일 SSG전서 5⅓이닝 2실점(1자책점). 이튿날 양현종은 3자책점을 내주긴 했지만 5회 끝까지 책임진 뒤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이를 토대로 KIA는 5-4 역전승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선발진의 힘은 더 또렷해졌다. 올러와 김태형이 각각 6이닝 무실점으로 흐름을 이었고, 네일도 7이닝 1실점으로 불펜 부담을 덜었다. 28일에는 황동하가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승전고 신바람에 재차 큰 힘을 보탰다.
앞에서 버티는 힘, 더 큰 상승곡선을 꿈꿀 수 있다. 지원군들이 대기 중이다. 앞서 숨을 고른 이의리가 29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다. 팔꿈치 수술 및 재활서 돌아온 뒤 계속해서 본 궤도 회복 단계에 있다. 직전 1군 등판이었던 16일 삼성전서 5⅓이닝 3실점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보였고, 24일 퓨처스리그 고양(키움 2군)전 역시 3이닝 1실점으로 점검을 마쳤다.
새 얼굴도 합류를 준비한다. KIA는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과 결별하고, 일본인 우완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했다. 2024년 SSG와 두산에서 KBO리그를 경험한 자원이다. 올 시즌 일본 독립리그에서는 5경기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했다. 29일 퓨처스팀(2군) 선수단에 합류해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1군 로테이션 진입을 노린다.
선발진 막내인 프로 2년 차 김태형은 시라카와의 합류 소식을 들은 뒤 “불타오른다”며 경쟁 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6이닝 노히트 호투를 선보인 그는 일단 휴식 차원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6연승 기간 ‘계산서는 선발야구’의 힘을 확인했다. 고점이 여기서 끝이라고 단정할 때가 아니다. 선발진의 두께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 마운드 선택지가 넓어질수록 이범호 감독을 비롯, KIA 더그아웃의 셈법도 한층 여유로워진다. 양손 가득 꽃을 쥔 듯한 그림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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