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혈변, 반복되거나 구토 동반 시 즉시 진료받아야

항문열상·장염 등 다양한 원인
복부팽만·탈수 증상 보인다면
지켜보지 말고 응급실 찾아야
반복되는 이유 알 수 없을 땐
소아 소화기 전문 진료 필요

# 생후 11개월 아이를 키우는 A씨는 기저귀를 갈다가 붉은 피가 섞인 변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항문이 살짝 찢어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후에도 점액과 함께 혈변이 반복됐다. 아이도 이유 없이 보채는 시간이 늘어났다. 병원을 찾은 아이는 혈변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받았고, 이후 원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소아 혈변은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증상이지만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단순 변비로 인한 항문열상부터 장염, 우유 단백 알레르기, 장 점막 염증, 드물게는 염증성 장질환까지 원인 범위가 넓다. 이윤 고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부터 소아 혈변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이윤 고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혈변을 볼 경우 반드시 병원에 가서 원인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 교수가 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이윤 고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혈변을 볼 경우 반드시 병원에 가서 원인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 교수가 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소아 혈변은 주로 어떤 이유로 생기나.

“소아 혈변은 항문 주변 상처처럼 비교적 가벼운 원인도 있지만, 장 점막 염증이나 알레르기 질환처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혈변이 반복되거나 아이가 처지고, 복통이나 구토가 함께 나타난다면 응급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아이가 혈변을 보는 가장 흔한 원인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항문열상’이다. 딱딱한 변을 보면서 항문 점막이 찢어져 선홍색 피가 묻는 경우다. 대개 피의 양이 많지 않고 아이의 전신 상태가 좋은 편이다.”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고 보채면서 혈변을 보면 어떤 질환을 의심해야 하나.

“갑작스러운 복통과 반복적인 보챔, 구토가 함께 나타난다면 장중첩증 같은 응급 질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보호자가 지켜보기보다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혈변을 한 번만 봐도 병원에 가야 하나.

“혈변이 한 번만 보였고 아이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더라도 원인 확인을 위한 진료는 필요하다. 다만 혈변이 반복되지 않고 아이의 전신 상태가 좋다면 외래에서 평가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보다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응급실을 찾아야 할 상황이 따로 있나.

“혈변과 함께 아이가 축 처지거나, 심한 복통으로 반복해서 보채거나, 구토와 복부팽만이 동반되면 응급 진료가 필요하다. 검붉은 피가 많이 나오거나, 아이가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거나, 탈수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장염이 있어도 혈변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하다.

“장염은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피와 점액이 섞인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혈변과 함께 설사, 복통, 발열, 구토 등이 동반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어린 영아에서 반복적으로 혈변이 보이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어린 영아에서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로 인해 반복적인 혈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혈변 양상과 수유 상태, 체중 증가, 피부 증상 등을 함께 확인해 원인을 평가해야 한다.”

-혈변이 반복되는 경우 어떤 진료가 필요한가.

“반복되는 혈변이나 원인을 알기 어려운 혈변은 소아 소화기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혈변 양상, 횟수, 아이의 성장 상태, 복통이나 설사 여부를 종합해 평가한다.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 대변검사, 복부초음파, 소화기 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모든 아이에게 같은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증상과 전신 상태를 보고 필요한 검사를 결정한다.”

-아이가 혈변을 볼 때, 보호자가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무엇인가.

“혈변이 있다고 해서 모두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소아는 상태 변화가 빠르고 증상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의 관찰과 소아 소화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혈변이 반복되거나 복통, 구토, 처짐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원인을 확인해 아이 상태에 맞는 치료를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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