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를 점령하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한창이다. 본선 무대에 대비해 오는 31일 오전 10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 BYU 사우스 필드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다음 달 4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맞붙는다. 2경기 모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실전이다.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공수 양면에서 그동안 맞춰온 전술과 전략을 총 점검하고 실전에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지대에 얼마나 적응했느냐도 살펴봐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 20일부터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1460m)에서 고지대 환경에 몸을 맞춰왔다. 실제 평가전이 열리는 브리검영대 BYU 사우스 필드도 해발 1400m로 유사한 환경이다. 훈련 때 숨을 헐떡이며 지친 기색을 보였던 선수들이 실전에서는 얼마나 빠르게 적응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변수다.
홍 감독에게 고지대 적응법과 관련해 조언을 건내기도 한 박원일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위원은 “고지대는 면적당 산소 밀도가 낮다. 호흡할 때 산소 이용률이 떨어진다”며 “산소가 이용 효율이 떨어지면 피로가 쌓이게 되고 평소보다 근육 회복 속도가 더뎌진다”고 했다. 이어 “고지대에는 적응만 하면 평상시 훈련량을 그대로 소화할 수 있다. 2주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표팀 핵심 자원인 황인범(페예노르트)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각각 25일과 28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고지대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강인(PSG)의 경우 다음 달 1일 대표팀 합류가 예정돼 있다. 고지대 적응에 필요한 약 2주의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6월12일)와의 맞대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손흥민(LAFC)의 경우 26일 합류했지만, 이미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에서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대에 2경기를 치른 바 있다. 고지대 적응 노하우와 관련해 대표팀 동료들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구 ‘트리온다’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다. 월드컵 공인구 역사상 가장 적은 4개 패널만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공기 저항을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공기 저항이 적은 고지대 환경에서는 순간적인 궤적 변화가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술적으로 프리킥 또는 중거리 슈팅을 보다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자신감 회복 역시 중요 미션이다. 한국은 지난 3월 A매치에서 코트디부아르(0-4 패)와 오스트리아(0-1 패)에 연이어 패했다. 특히 두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공수 양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FIFA 랭킹 102위 트리니다드토바고와 100위의 엘살바도르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좋은 카드다.
이번 평가전은 사실상 실전 감각 점검 차원의 경기다. 전략적으로 전술을 감춰야 할 필요도 있다. 다만 고지대 환경, 공인구 적응 등 챙겨야 할 부분이 많다. 홍명보호에게 남은 2주,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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