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머리 욱신거림, 단순 두통 아닐 수도…편두통 만성화 막는 관리법은?

머리가 아프면 흔히 “피곤해서 그렇다”며 진통제 한 알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쪽 머리가 맥박처럼 욱신거리고,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두통이 아니라 편두통일 수 있다.

 

편두통은 일시적인 통증에 그치지 않고 뇌 신경계 기능 이상과 관련해 반복되는 신경질환이다. 방치하면 두통 빈도가 늘고, 만성편두통이나 약물과용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윤준필 경산중앙병원 진료과장(신경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편두통의 특징과 관리 원칙을 알아봤다.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 편두통, 단순 두통과 다른 뇌 신경계 질환

 

편두통은 일반적인 긴장성 두통과 통증 양상부터 다르다. 뇌 신경계의 과민 반응이 삼차신경을 자극하고, 뇌혈관 주변에 염증성 물질이 분비되면서 박동성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긴장성 두통이 머리 전체를 조이거나 누르는 듯한 둔한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맥박처럼 욱신거리고 빛·소리·냄새에 예민해지며 메스꺼움이 동반되는 양상이 흔하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국내 편두통 유병률은 성인의 약 6.5%로 추산된다. 특히 젊은 성인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윤준필 과장은 “편두통은 피곤해서 생기는 일시적 두통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뇌 신경계의 반복적인 이상 반응과 관련된 질환에 가깝다”며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고 일상 활동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반복된다면 일반 두통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잦은 진통제 복용, 오히려 두통 키울 수 있어

 

편두통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만성화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두 차례 나타나던 두통이 점차 잦아지면 치료가 복잡해질 수 있다.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있고, 그중 8일 이상이 편두통 양상으로 나타나는 상태가 3개월을 넘기면 만성편두통으로 분류한다.

 

진통제 복용 습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통이 반복될 때마다 약에 의존하면 약물과용 두통으로 악화될 수 있다. 국제두통질환분류 기준상 단순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월 15일 이상, 트립탄·에르고타민·복합진통제 등을 월 10일 이상 3개월 넘게 복용하면 약물과용 두통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약을 먹어도 통증 조절이 잘 되지 않고, 두통 빈도 자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편두통은 통증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우울, 불안, 수면장애와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준다. 두통 때문에 업무나 학업 집중력이 떨어지고, 외출이나 대인활동을 피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윤 과장은 “두통이 잦아지면 진통제 복용량도 자연스럽게 늘기 쉽지만, 약을 자주 먹는 것이 항상 좋은 해결책은 아니다”며 “참다가 견디기 어려울 때 약을 먹는 방식보다, 두통 빈도와 복용 횟수를 기준으로 진료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4~72시간 반복되는 박동성 통증, 편두통 의심해야

 

편두통은 영상검사 하나로 진단하는 질환이 아니다. 증상 양상과 반복 패턴을 종합해 판단하는 임상 질환에 가깝다. 국제두통질환분류 기준에서는 4~72시간 지속되는 두통이 5회 이상 반복되고, 편측성·박동성·중등도 이상 강도·일상 활동으로 악화되는 특징 중 2가지 이상이 해당되며, 메스꺼움·구토 또는 빛·소리 민감성 중 1가지 이상이 동반될 때 편두통으로 진단한다.

 

전조 증상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일부 편두통 환자는 두통이 시작되기 전 시야에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지그재그 무늬, 일시적인 시야 결손 같은 시각 증상을 경험한다. 손발 저림, 감각 이상, 일시적인 언어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모든 두통을 편두통으로 봐서는 안 된다.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 극심하게 시작되는 두통, 50세 이후 처음 생긴 두통, 발열이나 목 경직을 동반한 두통, 팔다리 마비·말 어눌함·의식 저하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두통은 뇌출혈, 뇌졸중, 감염성 질환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해야 하므로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윤 과장은 “전조 증상은 환자 본인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두통 직전 평소와 다른 시각 변화나 감각 이상이 있었는지 기억해두면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발요인 찾는 두통 일기, 편두통 관리의 시작

 

편두통 관리는 자신의 유발요인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수면 부족이나 과수면, 식사를 거르는 습관, 탈수는 대표적인 생활 리듬 요인이다. 강한 빛, 소음, 냄새, 기압 변화, 환절기 기온차도 편두통을 자극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월경 주기, 배란기, 폐경 전후의 호르몬 변화와 관련해 두통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식이 요인도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 카페인을 갑자기 많이 줄이거나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 알코올, 숙성치즈, 초콜릿, 가공육, 일부 인공감미료 등이 유발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특정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본인에게 실제로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두통 일기다. 두통 발생일, 지속시간, 통증 강도, 복용한 약과 효과, 두통 직전 24시간 이내의 수면·식사·스트레스·월경주기·환경 변화를 함께 기록하면 된다. 최소 2~3개월 정도 기록하면 본인에게 반복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진료실에서도 두통 일기는 약물치료 필요성, 예방치료 여부, 생활 관리 방향을 결정하는 자료가 된다.

 

윤 과장은 “편두통은 참는 병이 아니라 조절하는 병”이라며 “두통 일기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요인 2~3가지만 관리해도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두통이 반복되거나 진통제 복용 횟수가 늘고 있다면 신경과 진료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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