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세기말, 우연히 초능력을 갖게 된 동네 모지리들이 세상을 위협하는 악당에 맞서 싸운다.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원더풀스는 초능력 코믹 어드벤처 장르의 드라마다. 이 작품은 흥행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ENA)의 박은빈과 유인식 감독이 다시 만나 제작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27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작품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2위에 오르며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박은빈은 극 중 해성시 공식 개차반으로 통하는 은채니 역을 맡았다. 은채니는 유명한 식당인 큰손식당의 손녀다. 어릴 때부터 심장병을 앓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막무가내 성격으로 자랐다. 그러다 우연한 사건으로 순간 이동 초능력을 얻게 된다. 박은빈은 염력을 쓰는 운정(차은우), 끈끈이 능력을 쓰는 경훈(최대훈), 괴력을 가진 로빈(임성재)과 함께 엉뚱한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27일 박은빈은 은채니가 화면에서 튀어나온 듯한 복장으로 인터뷰 현장에 나타났다.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철두철미한 분석으로 탄생한 ‘동네 개차반’
박은빈은 이번 작품에서 평소의 단정하고 바른 이미지와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 목소리와 눈빛은 물론 파격적인 외형까지 과감하게 시도했다. 특히 은채니의 삐뚤어진 양갈래 머리와 비대칭 헤어스타일은 캐릭터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보여주는 장치다. 박은빈은 “캐릭터의 스타일을 직접 제안하며 보기만 해도 어른들에게 잔소리를 들을 만한 모습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캐릭터 노트를 쓰는 습관처럼 이번에도 인물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박은빈은 “노트에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느낌, 세상 눈치 안 보고 할 말은 다 하는 인물 등의 문구를 적었다”며 “은채니만의 독창적인 연기 톤과 시그니처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설정을 가졌기에 캐릭터의 에너지와 텐션을 높여 이를 돌파하고자 한 것이다.
코미디와 액션, 스릴러까지 빠르게 장르가 변하는 상황에서도 은채니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박은빈은 “이번 역할을 통해 박은빈 개인으로는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해보며 자신의 세상이 더 넓어졌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시청자가 캐릭터의 일관성을 느낄 수 있도록 ‘개차반’이라는 성격을 유지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고의 팀워크와 기술이 만든 초능력 세계
원더풀스는 일명 우영우팀 제작진이 다시 뭉쳐 화제를 모았다. 박은빈은 “익숙한 팀과 작업한 덕분에 현장 적응이 매우 빨랐다”고 돌아보며 “배우들이 각자 역할에 몰입해 현장에 온 덕분에 굳이 맞추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기 합이 맞았다”고 전했다. 특히 유인식 감독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도 좋은 어른이며 이제는 인간적인 고민도 나누는 존경하는 감독”이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장르 특성상 순간 이동이나 초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와이어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이 필수적이었다.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상상하며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박은빈은 “몸에 밀착하는 하네스를 착용하고 와이어에 매달리는 촬영이 힘들었다. 촬영 중에는 항상 강풍기와 함께 지내야 했다”고 고백했다.
박은빈은 6회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원테이크 침대 전투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장면은 모든 배우의 액션이 순차적으로 한 번에 이어져야 했기에 타이밍이 완벽하게 맞아야 했다. 짧은 장면이었지만 3회차에 걸쳐 무술팀과 촬영을 진행했다. 공터 액션신들 역시 일주일 이상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려움을 이겨낸 연기 열정과 솔직한 마음
박은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미디 연기의 어려움을 절실히 느꼈다. 대본으로 읽을 때는 재미있었지만 막상 연기로 표현하려니 고민이 컸다. 하지만 함께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이미 너무 재미있었기에 스스로 억지로 웃기려 하기보다 오히려 진지하게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도전적인 장르인 SF 히어로물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대본이 기발하고 신선해 신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작품 공개 전에는 함께 출연한 배우 차은우의 탈세 의혹으로 주변의 우려가 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은빈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개를 앞둔 서너 달 동안 차기작 촬영에 온전히 집중하느라 다른 것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직 유 감독과 제작진을 믿는 마음으로 묵묵히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공개돼 기쁜 마음이 더 크다”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사인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은빈은 “일단 이 시리즈가 잘 돼야 하지 않을까. N차 시청을 부탁드린다. 다시 보시면 ‘저런 장면이 있었어?’ 하는 디테일이 분명 있으실 것”이라고 귀뜸했다.
자연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우영우는 제게 너무나 소중한 작품인 만큼 완벽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다. 만약 시즌2를 제안받는다면 ‘무엇을 위한 속편인가’를 묻고 싶다. 그 이유와 방향성에 설득되지 않는다면 다시 영우가 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마 감독님, 작가님도 같은 마음일꺼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데뷔 30주년, 앞으로 채워갈 시간
2026년은 배우로서 매우 뜻깊은 해다. 올해 34세가 된 박은빈은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다. 축하의 말을 건네자 “평소 숫자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팬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며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지나온 30년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잘 걸어왔기에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은 해”라고 전했다.
박은빈의 연기 철학은 확고하다. 나 자신의 건강과 평안이 잘 지켜져야 캐릭터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흔들리고 무너지기도 했지만 남들이 보기에 안정적일 만큼 조금씩 성숙해지는 과정을 겪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좋은 영향을 받아 내면의 용량이 늘어난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차기작은 새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tvN)다. 귀신을 보는 재벌 상속녀와 귀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열혈 검사의 좌충우돌 오컬트 로맨스물이다. 박은빈은 “저는 연기할 때 저와 다른 지점이 있는 캐릭터를 만나면 신기하다. 그래서 제가 배우로서 목표하는 바는 어딘가 실재하는 인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라면서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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