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더는 허수아비로 살지 않겠다”…먹먹한 엔딩

ENA 허수아비 방송화면.
ENA 허수아비 방송화면.

30년 세월 동안 왜곡된 사건과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간 ‘허수아비’가 마지막까지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26일 방송된 ENA ‘허수아비’ 최종회에서는 강태주(박해수 분)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과거와 맞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허수아비라는 이름 아래 숨겨졌던 진실과 그 진실에 휘말린 인물들의 상처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이어갔다. 특히 강태주는 자신 역시 허수아비처럼 살아왔다고 고백하며 더 이상 숨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 안에는 평범한 삶을 잃어버린 이의 깊은 상실감이 담겨 먹먹함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임석만(전석찬 분)의 재심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장명도(전재홍 분), 도형구(김은우 분), 박대호(박원상 분)는 강압 수사 의혹을 부인했지만, 강태주는 방사성 동위원소 검사의 오류와 자신의 판단 착오를 인정하며 또 다른 피해자 이성진(박상훈 분)을 증인으로 세웠다.

 

이성진은 강태주를 “자신을 풀어준 은인”이라고 말하는 한편, 당시 담당 검사였던 차시영(이희준 분)이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고 차영범(송건희 분) 앞에서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차시영을 아버지처럼 따르던 차영범의 혼란은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차순영(도지원 분)은 차시영이 강성 연쇄살인사건과 얽혀 있음을 밝히며, 자신이 원래 ‘강순영’이었다는 사실까지 털어놨다. 그럼에도 차영범은 마지막까지 차시영이 진실을 고백하길 바랐지만, 차시영은 결국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택하며 비극을 키웠다.

 

반전의 중심에는 이용우(정문성 분)가 있었다. 그는 임석만의 재심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나서 7차 사건이 자신의 범행이었다고 자백했다. 결국 임석만은 3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고, 누나 임지혜(심소영 분)와 재회하며 오랜 억울함을 씻어냈다.

 

하지만 강태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씁쓸한 현실을 직시했다. 윤혜진의 시신은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 관계자들 역시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이용우를 향해 “모든 비극의 시작은 너였다”라고 말하는 강태주의 마지막 인터뷰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허수아비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34년 만에 진범이 밝혀진 사건을 바탕으로, 피해자와 남겨진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며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다. 박준우 감독과 이지현 작가는 ‘모범택시’ 이후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장르적 긴장감과 현실적인 문제의식을 균형감 있게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들의 열연 역시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박해수는 무너질 듯하면서도 끝내 진실을 포기하지 않는 강태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이희준은 욕망과 위선을 동시에 지닌 차시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곽선영은 인간미와 소신을 갖춘 기자 서지원 역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고, 정문성·송건희·서지혜를 비롯한 배우들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한편 마지막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1%, 수도권 8.3%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전국 기준 9.3%, 2049 타깃 시청률은 분당 최고 3.3%까지 치솟으며 월화드라마와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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