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특타’도 어렵다니… 키움 타자들, 고척돔 꺼진 불 앞에서 돌아섰다

키움 선수단이 지난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전을 6-6으로 비긴 뒤 홈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선수단이 지난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전을 6-6으로 비긴 뒤 홈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불이 꺼졌다. 답답한 방망이를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선수들은 경기 후 다시 배트를 들었지만,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프로야구 키움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2-5로 졌다. 타선의 침묵이 뼈아팠다. 상대 2년 차 우완 김태형에게 6이닝 동안 안타 하나 뽑지 못했을 정도다. KIA 불펜 상대로 8회와 9회 한 점씩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늦었다.

 

경기 종료 시각은 오후 9시21분이었다. 그 뒤 미디어 수훈선수 인터뷰가 끝난 시점은 오후 9시45분쯤. 홈팀 더그아웃에서 타자들이 별도의 훈련을 위해 방망이를 든 채로 나오기 시작했다.

 

키움은 이후 20~30분가량 특타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고척돔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 측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그라운드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관계자는 “7회쯤 현장에서 오늘 경기 뒤 특타가 필요할 것 같다는 요청이 있었다. 구단도 공단 쪽에 경기 후 20~30분이라도 훈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라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경기 후 협의가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연스럽게 케이지를 설치하고 훈련 준비를 했고, 첫 타자가 한두 개 치는 과정에서 훈련 제지와 장내 소등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구단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에선 매월 다음 달 (경기장) 대관 신청서를 제출한다. 오늘(26일) 대관 종료 시간은 오후 11시까지로 돼 있다. 야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 않나. 평소에도 러프하게 잡아놓는다”며 “이날도 11시 이전에 20~30분만 치고 가겠다고 한 것인데, 그라운드 내 활동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물론 경기 후 특타가 당장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담보할 수는 없을 터. 그래도 긴 침묵 속에서 분위기 전환의 작은 계기라도 만들려던 팀적인 시도로 풀이된다.

 

올 시즌 키움의 고민은 뚜렷하다. 26일 현재 팀 타율 0.232, 득점 175점, OPS(출루율+장타율) 0.635 등 모두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설상가상 홈런은 28개로 가장 적고, 삼진은 425개로 가장 많다.

 

이 악순환을 끊어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키움의 5월 이후 팀 타율 역시 0.227로 여전히 10위에 머물러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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