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미등록 운영 논란이 잇따른 기소유예 처분으로 사실상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법 위반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유명 연예인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형평성 지적이 일며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가수 김완선은 최근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미등록 운영 혐의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20년 1인 기획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 등록 절차를 밟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연예기획업을 영위하려는 경우 반드시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완선이 고발 이후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기획사를 정식 등록한 점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같은 혐의로 조사받은 가수 성시경, 씨엘, 송가인, 배우 강동원 등도 유사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연예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미등록 운영 사태가 대부분 시정 후 선처라는 결론으로 귀결된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대중의 시선은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원칙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과거 동일한 법 위반 사례에서는 벌금형이 선고된 전례도 존재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스타들이 줄줄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서 톱스타 면죄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번 사안을 단순히 유명인 특혜로만 해석하기에는 복합적인 배경이 존재한다. 법조계에서는 정부의 행정 공백과 뒤늦은 제도 정비가 중요한 참작 사유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연예기획사 미등록 실태가 대규모로 드러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뒤늦게 자율 등록 계도기간을 운영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문체부는 2025년 말까지 자진 등록을 유도하는 계도기간을 설정했고, 이는 사실상 행정당국 역시 관리 체계의 미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업계 전반에서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이후 뒤늦게 정비에 나서면서 검찰 역시 엄격한 형사처벌보다 자진 시정에 무게를 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사례에서 세금 탈루나 사기, 계약 피해 같은 직접적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기소유예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법 집행의 일관성 때문이다. 일반 사업자나 중소 기획사 관계자라면 과연 동일한 선처를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법률은 존재 자체로 경고와 예방 기능을 가져야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대규모 위반이 사실상 행정지도 수준에서 마무리될 경우 법적 경각심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연예인 개인의 준법 문제를 넘어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단계적 제재 시스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다. 최초 위반에는 과태료나 시정명령 등 행정제재를 우선 적용하고, 반복 위반이나 고의적 불법 행위, 실질적 피해 발생 시에만 형사처벌로 넘어가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과잉 형벌 논란을 줄이는 동시에 행정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처벌 여부 자체보다 제도가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느냐에 있다. 미등록 운영이 수년간 업계 관행처럼 이어질 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관리·감독 체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반성 역시 필요하다. 동시에 연예인과 기획사들 또한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대규모 미등록 사태가 잇따른 기소유예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사건이 남긴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보다 명확한 등록 기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그리고 일관된 법 집행 원칙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논란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보여주기식 처벌 논쟁을 넘어 현실과 제도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근본적 개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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