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특히 아이돌로 활약했던 이들의 제작 사업은 K-팝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는 아티스트 경험이 반영된 제작 방식이 K-팝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빠르게 글로벌화·고도화하고 있는 K-팝 산업 구조에서 나타나는 매우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진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겸 중원대학교 사회과학대 특임교수는 25일 현역 가수들의 아이돌 제작 시도가 점차 활발해지는 흐름에 대해 “K-팝만의 특수성, 특히 아이돌 문화만의 특징이 있다”며 “현장에서 뛴 사람이 제작·경영자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보니 다른 산업군에도 충분히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K-팝 외연이 확장되고 팬들 또한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같은 도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K-팝 생태계가 한 단계 진화하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선순환 구조로 풀이된다. 산업 고도화 과정에서 아티스트 역시 단순한 활동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 경험과 팬덤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작·육성 영역까지 역할을 자연스럽게 넓혀가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짧은 수명도 주요 배경 중 하나다. 김 평론가는 “장수돌이 있긴 하지만 아이돌 그룹은 생명이 짧은 것이 특징”이라며 “가수 입장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려면 반드시 무대에 서는 것만이 아니라 기획이나 매니지먼트를 통해서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티스트 출신 제작자는 기존 제작자보다 더 아티스트 친화적인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 평론가는 “예를 들어 YG엔터테인먼트가 힙합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구축하면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나 부작용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활동한 가수들은 K-팝 글로벌 열풍을 직접 체험한 세대로, 해외 팬덤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 투어와 팬 소통 경험을 통해 글로벌 팬덤이 무엇에 반응하는지 몸소 터득한 만큼 이 같은 감각이 제작으로 이어지면 신인 그룹의 글로벌 적응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제작자에게는 전혀 다른 역량이 요구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경영이나 매니지먼트 교육을 별도로 받지 않은 이상 전문 경영인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김 평론가는 “모든 업무를 본인이 직접 처리하기보다 K-팝 산업 특수성에 익숙한 전문 경영 인력과 협업하는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사회적 논란이 됐던 1인 기획사 미등록 절차 사태를 언급하며 “원래 아티스트를 보호·육성하고 정체성을 확장하기 위해 장려했던 제도가 어느새 수익을 위해 남발되기 시작했다”며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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