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할 집이 한순간에 공포의 현장으로 변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여배우들이 자신의 집에서 강도 범죄의 표적이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5월 20일 오후 9시쯤,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 있는 배우 김규리(47)의 자택에 한 남성이 무단으로 침입했다. 피의자는 40대 남성 A씨로, 조사 결과 김규리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집 안으로 들어온 A씨는 거주자들을 폭행하고 끈 등으로 묶으려 시도하며 "3,000만 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당시 집에는 김규리와 함께 사는 다른 여성이 있었다.
다행히 괴한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두 사람은 집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공개된 CCTV 화면에는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김규리와 지인은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맨발로 빗길을 뛰쳐나왔다. 이들은 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가로막으며 절박하게 구조를 요청했다. 당시 신고를 도와준 목격자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 신고 좀 해달라고 해서 신고만 했을 뿐"이라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골절상과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즉시 추적에 나서자 압박감을 느낀 A씨는 범행 약 3시간 만인 21일 0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자수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강도상해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으며, 구속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6시쯤에는 경기 구리시 아천동에 있는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의 자택에 30대 남성 김모(34) 씨가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김씨는 나나와 그녀의 어머니를 목 졸라 위협하며 돈을 요구하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강도상해)로 구속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 1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흉기를 들고 집에 무단 침입해 여성들을 위협했음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대중의 공분을 산 이유는 범행 이후 가해자가 보여준 파렴치한 행동 때문이다.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는 지난해 12월, 오히려 "내가 나나에게 흉기로 찔렸다"며 나나를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하는 허위 주장을 펼쳤다. 경찰은 절차에 따라 나나를 조사했으나 정당방위로 판단해 무죄(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나나의 소속사 측은 가해자의 행위를 악의적인 2차 가해로 보고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 4월 8일 김씨를 무고 혐의로 검찰에 추가 송치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어머니 병원비가 필요해 우발적으로 도둑질하려 했을 뿐, 강도 의도는 없었고 흉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김씨는 "나나가 신고하기 전에 병원비 4,000만 원을 줄 테니 흉기를 들고 온 것으로 해달라고 제안했다"고 주장 했다. 김씨에 대한 최종 선고는 국과수의 지문 감정 결과가 도착하는 대로 다음 달 9일 내려진다.
현장에서 맨발로 도망쳐야 했던 김규리의 공포, 그리고 피해자를 오히려 살인미수범으로 몰고 간 나나 사건 가해자의 뻔뻔함은 피해자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연예인들의 주거 공간마저 범죄의 표적이 되는 현실 속에서, 법원이 가해자들의 거짓 변명에 타협하지 않고 엄중한 심판을 내릴지 전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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