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적응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홍명보호는 20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월드컵 대비 첫 훈련을 소화했다. 독일에서 날아온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까지 총 10명의 선수는 훈련 파트너 3명과 함께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의 저강도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고지대 적응에 돌입했다.
대표팀의 훈련장은 유트 사커 필드로 해발 1410m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약 1500m)와 유사한 환경이다. 해발이 높은 지역에선 호흡이 빠르게 차오르는 등 평소와 다른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 공의 속도와 궤적 역시 달라져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월드컵 모드에 돌입한 건 한국뿐만이 아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과 만날 상대들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과 함께 A조에 속한 체코(41위),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0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의 공통사도 고지대 적응이다.
주최국 멕시코는 일찌감치 월드컵 모드를 켰다. 지난 6일부터 자국 리그인 리가 MX 선수 12명을 먼저 소집해 훈련을 시작했다. 여기에 유럽파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좋은 스파링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 오는 22일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가나(74위), 30일 미국 패서디나에서 호주(27위)와 맞붙는다. 이후 멕시코로 이동해 다음 달 4일 톨루카에서 세르비아(39위)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푸에블라와 톨루카의 고도는 2000m가 넘는다. 툴루카의 경우 2670m에 달한다. LAFC 소속 손흥민이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과 4강전을 치른 곳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손흥민 역시 고지대 적응에 애를 먹으며 힘겨운 경기를 치른 바 있다.
남아공은 해발 약 2400m의 멕시코 파추카를 베이스 캠프로 결정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적응을 완벽하게 마친다는 구상이다. 당초 고지대 환경에 익숙한 팀이다.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고도 1700~1900m에 이른다. 선수단이 고지대에 익숙한 것은 물론 저지대를 오가며 경기하는 데도 익숙하다. 한국과는 저지대인 멕시코 몬테레이(해발 약 540m)에서 맞붙는다.
남아공은 오는 29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니카라과(131위)와 평가전을 겸한 출정식을 치른 뒤 멕시코로 이동한다. 추가 평가전도 준비 중이다. 74세의 백전노장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현지 매체를 통해 파추카에서 푸에르토리코(156위)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인 체코는 고지대에 적응할 틈이 없다. 오는 28일 프라하에서 소집하는 체코는 31일 프라하의 에페트 아레나에서 코소보(78위)와의 친선경기로 월드컵 출정식을 치른다. 경기가 끝나면 곧장 미국으로 넘어가, 다음 달 4일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과테말라(96위)와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에 나선다.
유럽 플레이오프(PO)를 거치느라 다른 국가들보다 본선 진출이 한 발 늦게 결정됐다. 베이스캠프 선택권도 없었다. PO 승리팀에게 배정돼 있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맨스필드로 정해졌다. 해발 180m의 저지대다. 고지대에 적응할 시간도, 환경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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