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은 길고, 달릴 날은 많다’
프로야구 SSG가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기준 5월 승률 0.312(5승 1무10패)로 전체 8위다. 중위권과의 격차도 전보다 훨씬 좁혀졌다. 그럼에도 무리하지 않는다. 최근 타격 침체에 부상 악화 우려가 겹친 핵심 내야수 박성한(SSG)을 과감히 선발에서 제외했다. 당장의 승리보다 시즌 전체를 내다보고 핵심 자원을 보호하겠다는 이숭용 SSG 감독의 강단이다.
박성한은 올 시즌 KBO리그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타격 지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8일 기준 42경기 타율 0.377(159타수 6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8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3~4월에만 27경기서 타율 0.441, 출루율 0.543, 장타율 0.618을 몰아쳤다. 이 기간 개막 이후 22경기 연속 안타라는 리그 최초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5월 들어 15경기 타율 0.263(67타수 15안타)로 숨을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율 전체 1위(0.337), 출루율 1위(0.479), 안타 2위(60개), 볼넷 4위(34개)를 달리고 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역시 2.90으로 리그 전체 1위다. 뛰어난 선구안과 정교함을 앞세워 일찌감치 유격수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완벽했던 질주에도 잠시 제동이 걸렸다. 지난 17일 LG와의 홈경기서 왼쪽 오금 부위에 뻐근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박)성한이가 일요일부터 왼쪽 오금이 조금 아프다고 했다. 아프다기보다 근육이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더라”며 “본인은 계속 나가겠다고 자청했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오늘까지는 뒤에서 준비하는 게 어떻겠냐고 건의했다. 앞으로 치러야 할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관리 차원에서 제외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대타 출전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핵심 타자 박성한이 빠지면서 SSG는 라인업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박성한이 맡던 유격수이자 리드오프(1번 타자) 자리에는 안상현이 선발 출전했다. 안상현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93(58타수 17안타)로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원래는 안상현을 1번으로 올리고, 다른 내야진도 안배하려 했다”며 “최근 경기를 많이 뛴 선수들의 체력을 세이브해 주려다 보니 타선을 짜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숨을 고르던 박성한은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교체 출전했다. 몸 상태를 추스른 덕분일까. 사령탑의 배려에 보답하듯 박성한은 키움의 마무리 투수 유토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아쉽게도 박성한의 '게임 체인저' 활약에도 불구하고, SSG는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쓰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당장의 승리만큼이나 시즌 전체를 바라본 이 감독의 뚝심 있는 결단과 핵심 자원의 건재함을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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