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안)우진이 형처럼!”
굳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우완 투수 박준현(키움)의 이름이 나오자 수장은 주저 없이 “A급 선수”라 표현했다. 그만큼 남다르다. 적응 속도가 남다르다. 프로 데뷔전(4월26일 고척 삼성전)서 선발승(5이닝 무실점)을 따낸 데 이어 4번째 경기 만에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지난 17일 창원 NC전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1자책)을 마크했다. 탈삼진은 9개나 잡아냈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끄덕였다.
1이닝 차이지만, 선발투수 입장에서 5이닝과 6이닝은 또 다르다. 일정 투구 수가 넘어가도 구위, 구속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QS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삼는 이유다. 박준현은 “느낌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집중해서 1이닝만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던졌던 것 같다”면서 “그동안은 5이닝이 개인 최다 이닝이었다.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가서 이닝을 좀 더 끌고 갈 수 있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박준현은 천안 북일고 출신이다.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만 7억원을 받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4경기 3⅓이닝서 평균자책점 16.20에 그쳤다. 퓨처스(2군)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기초를 다졌다. 좋은 흐름은 1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준현은 “상대는 아직 나를 잘 모르지 않나. 피해가기보다는, 일단 붙어보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막 프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 특급 유망주이기에, 구단에서도 각별히 관리하고 있다. 데뷔 후 4주 연속 일요일 경기에 출격했다. 보통은 5일 턴이 일반적이지만, 좀 더 충분한 휴식(6일) 후 등판할 수 있도록 한 것. 일단 이번 달 말까지는 해당 루틴을 고정할 예정이다. 잠시 엔트리에서 자리를 비운 안우진이 돌아오면 선발 로테이션을 재조정할 듯하다. 박준현은 “팀에서 배려해주셨다. 덕분에 경기에 집중도 더 되고 컨디션도 엄청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현은 잘 알려진 것처럼 박석민 삼성 2군 코치의 아들이다. 평소 칭찬을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나가다 한 번씩 “수고했다” 한 마디 하는 정도다. 대신, 때때로 일타강사로 변신한다. 박 코치는 2023시즌까지 NC에서 뛰었다. 선수들에게 대해 잘 알고 있을 터. 이번 NC전을 앞두고도 족집게 과외를 해줬다. 박준현은 “선수별로 어떤 부분에 강하고 약한 지 말씀해 주셨다”면서 “매번 맞아도 상관없으니 자신 있게 던지라고 강조하신다”고 미소를 지었다.
팀에 보고 배울 선배가 있다는 것 역시 큰 축복이다. ‘에이스’ 안우진이다. 박준현과 마찬가지로 파이어볼러다. 최고 160㎞ 육박하는 강속구가 압권이다. 2022시즌 탈삼진 224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준현에게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는 선배다. 박준현은 “(안)우진이 형 같은 선수를 같은 팀으로 만난다는 게 정말 큰 복이라 생각한다”면서 “형이 미국에 진출하기 전 (강점을) 싹 습득하겠다. 미국가시면 내가 우진이형 역할을 하고 싶다”고 야심찬 야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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