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최원준(KT)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연이은 출루로 상대 팀을 괴롭히는 것은 물론, 필요할 때는 직접 해결사로 나선다. 현시점 KT에서 가장 믿음직한 타자를 꼽으라면 그의 이름 석 자를 빼놓기 어렵다.
최원준은 17일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한화전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을 써냈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초구를 좌중간 2루타로 연결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홈을 밟아 KT의 첫 득점까지 책임졌다.
밀리던 경기 중후반까지도 그의 존재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7회 말 볼넷으로 동점 흐름의 연결고리가 됐고, 8회 말에는 6-6에서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 다시 7-6 리드를 가져왔다.
이날 KT는 9회 말 대타 이정훈의 끝내기 안타로 8-7 승리를 거뒀다. 최종 마침표의 주인공은 이정훈이었지만, 그 전까지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던 동력으론 최원준이 있었다. 타선에 연거푸 불을 붙이더니, 후반 승부처서도 팀이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맹타를 휘두른 하루였다.
그 누구보다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수치도 이를 말해준다. 현시점 리그 타율 4위(0.351), 최다 안타 3위(59개)에 올라 각각 이 부문 선두인 박성한(SSG·0.377), 오스틴 딘(LG·61개)를 추격 중이다.
책임감도 더해졌다. 경기 뒤 최원준은 오는 8월 태어날 딸을 떠올리며 “아빠가 경기장에서 멋있고 즐겁게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 팀의 리드오프로서 해내야 할 책임감들이 그의 하루하루를 더욱 견고하게 지탱해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원준은 “1번타자로서 출루율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출루만 의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의욕도 많았고 죽지 말자는 마음이 강했는데, 요새는 아웃되더라도 더 공격적으로 최선의 플레이를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했다.
이 변화의 밑바탕엔 동료들의 조언 영향이 컸다. 최원준은 “(김)현수 형과 (김)상수 형이 경기장에서 밝고 즐겁게 뛰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면서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빨리 잊고 리셋하려고 노력한다. 그것 때문에 미래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셋’은 올 시즌 최원준을 설명하는 단어가 됐다. 이전 타석의 결과, 이전 경기의 아쉬움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다음 공, 다음 타석, 다음 플레이에 더 빠르게 집중한다.
그는 “즐겁게 하다 보니 불안감이나 압박감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의 타격 상승세는 단순 기술적 반등만이 아니다. 마음을 다루는 방식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한층 안정감을 갖추게 된 타석 위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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