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베팅 온 팩트’, 뉴스라서 가능했던 서바이벌…시즌2선 더 진화”

김민종 PD. 웨이브 제공
김민종 PD. 웨이브 제공

최근 막을 내린 베팅 온 팩트(웨이브)는 시작부터 독특했다. 두뇌 서바이벌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문제 풀이 대신 뉴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출연자들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오직 자신이 가진 신념과 감각만으로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가려내야 했다.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이슈가 얽히면서 매 회 긴장감은 극대화됐고, 기존 서바이벌과는 다른 묘한 몰입감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민종 PD 역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돌싱글즈 시즌1~4(MBN) 제작에 참여했던 그는 이번 작품으로 첫 단독 연출에 도전했다. 김 PD는 17일 “아쉬움도 있었지만, 무사히 첫 입봉작을 마칠 수 있어서 의미가 컸다”며 소회를 전했다.

 

베팅 온 팩트는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시대를 배경으로 기획됐다. 김 PD는 기존 두뇌게임 장르가 일반 시청자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기존 두뇌 서바이벌은 게임 구조가 복잡하고 룰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뉴스는 누구나 매일 접하는 소재인 만큼 훨씬 쉽게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단순히 뉴스의 진위를 가리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성향이 뚜렷한 플레이어들이 서로 충돌하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베팅 온 팩트 방송화면. 웨이브 제공
베팅 온 팩트 방송화면. 웨이브 제공

실제로 프로그램에는 개그맨 장동민과 이용진, 가수 겸 배우 예원, 평론가 진중권,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 방송인 정영진, 전 국민의힘 대변인 강전애,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민 등이 출연했다. 김 PD는 섭외 기준에 대해 “통신이 차단된 상태에서 뉴스의 진위를 판단하려면 결국 평소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생각과 성향이 분명한 사람일수록 플레이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출연진이 강한 정치색만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예원이나 이용진 플레이어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런 지점이 필요했다. 주변에서도 스스로를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런 분들을 대변하는 플레이어였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제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뉴스라는 소재 특성상 현실과 지나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김 PD는 “아무 뉴스나 가져다 두고 진위를 맞히게 하면 긴장감이 없을 것 같았다. 실제 커뮤니티나 사회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이슈를 중심으로 뉴스를 만들었다”며 “PD와 작가들이 먼저 뉴스를 제작한 뒤 전·현직 기자들에게 기사 형식으로 다듬는 과정을 거쳤고, 마지막에는 팩트체크 센터 검증까지 받아야 했다.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공을 들인 게임은 2라운드 여론전이었다. 플레이어들이 익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연설하며 여론을 자기 편으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김 PD는 “개발자까지 따로 모셔서 연설 내용에 따라 여론 수치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플레이어들의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시청자들이 직접 체감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는 출연자들의 가치관 충돌도 흥미롭게 드러났다. 그는 “어떤 플레이어는 ‘이건 게임이니까 과장이나 거짓말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 다른 플레이어는 ‘아무리 게임이어도 거짓말은 안 된다’고 받아들였다. 그 대비가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바이벌적으로 보면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고, 반대로 교양 프로그램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도 있을 수 있다”며 “그 사이의 충돌이 프로그램의 핵심 재미 중 하나였다”고 짚었다.

김민종 PD. 웨이브 제공
김민종 PD. 웨이브 제공

프로그램에서 화제를 모았던 장치는 바로 플레이어들을 교란시키고 판을 흔드는 페이커였다. 정체는 마지막에 공개됐고, 주인공은 헬마우스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페이커 때문에 몰입이 깨진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김 PD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오히려 ‘페이커가 누구일까’를 추리하는 재미가 끝까지 시청하게 만드는 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헬마우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외성이 컸다”며 “방송 후에 ‘이 사람은 정치색 때문에 아닐 것 같다’, ‘이 사람은 서바이벌 경험이 많아서 아닐 것 같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헬마우스 씨 역시 쉽게 의심받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최종 우승은 게임 내내 놀라운 플레이를 보인 장동민이 차지했다. 김 PD는 “만약 완전히 운에 가까운 홀짝 게임이었다면 그렇게 압도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청자들이 ‘팩트와 페이크 선택이 단순해 보인다’고 지적한 부분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김 PD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게임적인 요소를 더 강화하고 싶다”며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개입시킬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팩트존과 소셜존을 분리해 관계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길 기대했는데, 다음에는 그 관계가 게임 안에서도 더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고 싶다”며 “아쉬움을 보완하면 훨씬 재미있는 시즌2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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