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한국 관광이 명동, 동대문, 면세점 등 주요 상권과 유명 관광지를 짧게 둘러보는 일정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K-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접한 분위기와 일상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외국인 여행객을 중심으로 한국 관광의 목적이 ‘구매’에서 ‘경험’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실제로 요즘 관광객들을 보면 아이돌이 다녀간 카페를 찾아가고 성수동이나 한남동 골목을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분위기를 즐긴다. 올리브영에서 한참 동안 화장품을 고르고 한국식 피부관리나 메이크업을 예약하거나 인생네컷 사진을 찍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비워두는 경우도 많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K-팝의 영향력이 자리한다. K-팝은 음악과 공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메이크업, 패션, 카페 문화, 거리 분위기, 일상 감성까지 함께 전달한다. 해외 젊은 세대는 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행객들은 “한국 사람처럼 하루를 보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체험형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관광 소비 방식의 변화는 국내 로컬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음식점, 카페, 뷰티숍 등은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해 외국어 응대, 온라인 예약 시스템, SNS 홍보를 강화하는 추세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 주변에 있는 상점보다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 구성이나 브랜드 스토리, 현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춘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방식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 최근 관광객들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거나 이름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SNS에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요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특별한 체험이 소비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한국 로컬 상권의 경쟁력도 할인이나 상품 구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카페라도 공간의 분위기, 사진 촬영 포인트,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 외국인이 이해하기 쉬운 메뉴 설명 등이 관광객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 뷰티숍이나 음식점 역시 서비스 자체뿐 아니라 예약 과정, 결제 편의성, 언어 소통 환경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의 여행 정보 탐색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여행사 상품이나 포털 검색을 통해 일정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샤오홍슈 등 SNS에서 본 장소를 중심으로 여행 동선을 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 관광이 전통적인 관광지 방문 중심에서 콘텐츠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한국 관광의 경쟁력은 유명 관광지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어떤 분위기와 경험을 느끼고 돌아가는지에 달려 있다. 이처럼 K-팝과 한국 드라마는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핵심 문화 콘텐츠 중 하나로서 한국 관광의 소비 방식과 로컬 상권의 대응 전략을 함께 바꾸고 있다.
묘청 원더트립 대표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