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톱스타 없이도 통했다…‘살목지→기리고’ 신인들이 살린 콘텐츠 새 흥행 공식

신선한 얼굴의 신예들을 앞세운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대중 또한 화려한 이름값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더 큰 가치를 두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신인 중심 캐스팅의 콘텐츠 제작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스틸컷.
신선한 얼굴의 신예들을 앞세운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대중 또한 화려한 이름값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더 큰 가치를 두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신인 중심 캐스팅의 콘텐츠 제작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스틸컷.

 

화려한 톱스타의 캐스팅 없이 작품성과 신선한 얼굴을 내세운 콘텐츠가 잇따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콘텐츠 시장의 흥행 공식으로 통하던 스타 마케팅의 문법이 변화하는 양상이다.

 

◆‘기리고·살목지’, 신예들이 완성한 반전 흥행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는 공개 2주 만에 글로벌 비영어 쇼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이집트·볼리비아·에콰도르 등 24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총 64개 국가에서 톱10에 진입했다.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한국 YA(Young Adult·영 어덜트) 호러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작품임에도 기대 이상의 글로벌 성적을 냈다.

 

‘기리고’ 스틸컷
‘기리고’ 스틸컷

 

무엇보다 새 얼굴로 채워진 캐스팅으로 이런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 뜻깊다. 주연 5인방 전소영·강미나·백선호·현우석·이효제 대부분이 신예들이다. 주인공 전소영은 지난해 드라마 ‘킥킥킥킥’(KBS2)으로 데뷔한 2년 차 배우다. 귀신에 빙의돼 목을 꺾는 연기도 별다른 특수효과 없이 직접 소화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백선호와 현우석도 각각 2023년, 2019년 데뷔해 이번 시리즈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나마 2016년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한 강미나만이 익숙한 얼굴이지만 아직 주연배우로서 흥행을 주도한 경험은 많지 않다. 박윤서 감독은 “신인 배우가 나와야 더 실제 같은 호러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을 통해 신선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어린 배우들이 많아져야 감독의 선택지도 넓어진다”고 밝혔다.

 

'살목지' 스틸컷
'살목지' 스틸컷

 

최근 공포영화로는 23년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살목지’도 스크린에서 비교적 새로운 얼굴로 캐스팅을 꾸렸다. 주연 김혜윤은 안방극장에서 주연급 배우로 활약하고 있지만 상업영화로는 신선한 얼굴에 가깝고, 이종원은 이번 작품이 스크린 첫 주연작, 윤재찬과 장다아는 데뷔작이다. 마찬가지로 신인인 이상민 감독과 신예 배우들의 시너지로 300만 관객 신드롬을 일궈냈다.

 

'살목지' 스틸컷
'살목지' 스틸컷

 

낯설지만 연기력을 검증한 배우들을 내세운 ‘살목지’는 관객에게 익숙한 스타들의 기시감 대신 실제 상황 같은 생동감을 전달하며 공포영화 특유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지난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도 마찬가지다. 황민현을 중심으로 한 이종현·신수현·윤상정·공도유 등 주연 5인방 모두 신예들이다. 황민현은 ‘스터디그룹’을 통해 첫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또 이종현과 공도유는 드라마 데뷔작, 신수현과 윤상정은 첫 드라마 주연작으로 모두 오디션을 통해 뽑힌 신인이다.

 

 

그럼에도 ‘스터디그룹’은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5주 연속 1위와 더불어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에서도 총 143개 국가에서 주간 톱5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흥행을 거뒀다.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출연진 그대로 시즌2를 촬영 중이다. 

 

◆스타보다 중요한 콘텐츠의 힘…주연 배우 발굴까지

 

신인 캐스팅의 잇따른 흥행은 유명세라는 보증수표 없이도 오로지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의 연기만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장기적으로는 주연급 배우 발굴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신드롬 중심에 선 박지훈은 2022년 드라마 ‘약한영웅 클래스1’을 통해 주연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이 작품은 박지훈을 비롯해 최현욱·홍경 등 비교적 신인 배우들을 내세웠음에도 스토리와 연출 모두 호평을 받으며 흥행을 만끽했다.

 

제작을 주도한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당시 “박지훈, 최현욱, 홍경, 신승호 등 다 신인배우들이지만 긴 시간 작품을 해왔던 친구들이다. 다들 준비가 돼 있었고, 이 배우들을 멋지게 소개할 기회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장항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박지훈이라는 배우를 알게 됐고 결국 캐스팅까지 이어졌다. 신인들을 중심으로 한 작품에서 신드롬 주인공 탄생까지 이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도 신인 배우 중심의 캐스팅이 제작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얼굴이 주는 신선함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실제로 ‘유명 배우가 아니어도 재미있으면 본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작품의 개성과 몰입도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분위기다. 콘텐츠 자체의 힘이 흥행을 좌우하는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앞으로도 과감한 캐스팅 시도가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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