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가 필요해!’
프로야구 LG의 흐름이 묘하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다. 12일 기준 37경기서 22승15패를 기록했다. 승패 마진 +7이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 4.01로 3위, 팀 타율 0.272로 4위였다. 다만, 어딘지 모르게 답답하다. 방망이가 무겁다. 잔루가 쌓이고 있다. 무려 337명의 주자가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리그 최다 1위. 수치상으로 경기 당 평균 9명이 베이스에 묶여있었다. 이 부문 최저 롯데(38경기 275개)와는 무려 60개 이상 차이가 난다.
주자가 나가도 좀처럼 점수로 연결하지 못하니 쫓긴다. 12일 잠실 삼성전이 대표적이다. 장단 7안타, 6볼넷을 얻었지만 홈을 밟은 것은 송찬의 단 한 명뿐이다. 병살타만 4차례 나왔다. 찬스 때마다 번번이 찬물을 들이킨 것. 7회까지 1-1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아쉽다. 결국 한순간 주도권을 뺏기고 말았다. 8~9회 4점씩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8회 말 장현식이 2사 만루서 전병우에게 홈런을 허용하자 LG 팬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해결사가 없다. 오스틴 딘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집중 견제가 쏟아진다. ‘4번 타자’ 문보경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인대 손상이 발견, 재활에만 4~5주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오지환, 천성호 등에게 중책을 맡겨봤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4번에서의 타율이 각각 0.125, 0에 그쳤다. ‘베테랑’ 홍창기, 박동원 등은 전에 없던 부진에 빠졌으며, 문성주는 허리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변비가 길어지면 다른 곳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마운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1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때때로 어깨를 누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워낙 뎁스가 두터운 만큼 일단은 버티고 있지만, 투타 불균형은 틈을 만들 수밖에 없다. 심지어 마무리 유영찬의 이탈로 뒷문이 헐거워졌다. 손주영을 새 마무리로 낙점했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 지난해까지 통산 세이브가 단 한 개도 없다. 방망이에 힘이 더해져야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다.
‘디펜딩챔피언’ LG는 올해도 왕좌를 노린다. 지난 시즌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팀 타율 1위(0.278)에 득점권에서도 0.278로 높았다. 올해는 다르다. 고구마를 먹은 듯 전체 흐름이 꽉 막혔다. 5월 이후 득점권 타율은 0.233로 리그 9위다. 물론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부상 이슈로 인한 공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침묵이 길어지는 것은 분명 이상 신호다. 두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LG가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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