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타석이 없어요” 성실함으로 쌓은 최정의 21년 홈런 시계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홈런공장장’의 사전에 쉬운 타석은 없다. 화려한 기록 뒤엔 매 타석을 허투루 보내지 않은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 ‘성실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내야수 최정(SSG)이 또 하나의 KBO리그 최초 기록을 세웠다.

 

최정은 12일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KT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시작부터 방망이가 응답했다. 1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선발 맷 사우어의 초구 130㎞ 스위퍼를 놓치지 않았다.

 

힘껏 받아친 타구는 좌측 담장 끝으로 뻗었고, 폴대 광고판을 맞고 떨어졌다. 홈런 분석표 기준 비거리 104.1m짜리 솔로포. 최정의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이 한 방으로 최정은 2006년부터 2026년까지 2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이 부문 2위는 2008년부터 2025년까지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최형우(삼성)이 갖고 있다. 최정은 자신이 가진 이정표를 다시 한 걸음 더 멀리 밀어낸 셈이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사진=SSG 랜더스 제공

 

팀 승전고에도 추가로 힘을 보탰다. 최정은 5회 초 1사 3루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정준재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성적은 2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볼넷 1득점. SSG는 최정의 선제포와 추가 타점에 힘입어 KT를 5-1로 꺾었다.

 

대기록의 주인공은 도리어 담담했다. 경기 후 만난 최정은 “올해는 이상하게 덤덤하다. 두 자릿수 홈런이 목표였는데 달성돼 기분은 좋다. 다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두 자릿수 홈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최정은 “건강한데 홈런 10개도 못 친다는 건 제 기량이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게 될 것 같다”며 “그래서 개인적인 목표를 항상 두 자릿수 홈런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1시즌이라는 건 건강하게 21년을 쳤다는 의미로 생각한다. 22시즌, 23시즌도 차근차근 이어가고 싶다. 은퇴할 때까지 홈런을 치면서 나아가는 게 (현시점) 유일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사진=SSG 랜더스 제공

 

괴력으로 그려낸 홈런마저도 보기와는 달랐다. 그에겐 단순하거나 간단한 결과가 아니었다. 최정은 1회 홈런 장면을 돌아보며 “비거리는 홈런이라고 봤는데 파울이냐 아니냐가 문제였다. 폴대 쪽으로 가서 ‘제발 안으로 들어와라’는 심정으로 봤다”며 “폴대 쪽에 맞은 줄 몰랐다.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타석의 무게는 항상 무겁다는 게 선수 본인의 설명이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더하다. 최정은 “요즘은 150㎞ 이상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올라오는 투수들이 너무 좋아 쉬운 타석이 없다”며 “방심하면 안 된다. 한 타석 한 타석이 많은 집중력을 요구한다”고 털어놨다.

 

수비에서도 여전히 제 몫을 다한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나서는 날도 있지만, SSG의 3루는 아직 최정의 자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나가던 자리니까 당연히 계속 나간다고 생각한다. ‘힘들면 힘든가’ 하면서 넘긴다. 그래야 멘탈 관리도 된다”며 “다만 여름이 고비일 것 같다. (지금부터)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사진=SSG 랜더스 제공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